野, `자녀 학폭` 김승희 사퇴에 `조사 피하려 면직 꼼수` 비판
더불어민주당은 김승희 전 대통령실비서실 의전비서관이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사퇴한 것에 "권력형 학폭 은폐를 무마하려는 '꼬리 자르기' 면직"이라고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21일 서면 브리핑에서 "정권 실세의 '권력형 학폭 은폐 카르텔'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이 발빠르게 김 전 비서관의 사직을 수리하고, 말로는 엄중한 대처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조사를 피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원래 김 전 비서관 자녀의 학폭 의혹이 제기되자 공직기강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전 비서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즉각 수리하고 공직기강조사는 없던 일이 됐다. 공직기강조사나 감찰은 공직자를 전제로 하는 조사다. 김 전 비서관의 사표가 수리된 터라 더 이상 공무원으로 보기 힘들고 따라서 조사도 중단되는 것이다. 특히 일반 공무원의 경우 감찰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사표를 제출해도 면직 절차를 밟을 수 없지만, 김 전 비서관과 같은 별정직은 적용 규정이 달라 사표 수리가 바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김 전 비서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한 것 자체가 대통령실 차원의 조사를 무마해준 것과 같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강 대변인은 "실세의 자녀 학폭 문제를 덮어주는 게 윤석열 정권이 그렇게 외쳐대는 공정과 상식, 정의냐"며 "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밝힐 때까지 정말 몰랐던 게 맞느냐"고 따졌다. 이어 "김 전 비서관의 자녀 학폭을 숨겼다면 파렴치한 것이고,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며, 덮었다면 '권력형 학폭 은폐 카르텔'"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대통령실 차원에서 아무런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학폭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정순신, 이동관, 김승희까지 실세 자녀들의 연이은 학폭 논란에 대한 입장을 직접 국민에게 밝히라"고 거듭 촉구했다.
앞서 대통령실 인사과정에서 드러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자녀의 학폭 논란과 정순신 변호사의 자녀 학폭 논란까지 싸잡아 책임추궁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비서관 자녀의 학폭 논란은 전날인 20일 국회 교육위원회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경기도 모 초등학교의 3학년 여학생이 2학년인 후배 여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서 리코더와 주먹 등으로 머리와 얼굴, 눈, 팔 등을 때려 전치 9주 상해를 입힌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며 "3학년 학생은 후배에게 선물을 준다며 화장실로 데려갔고, 화장실에 사람이 없는지 일일이 확인한 뒤 10차례 리코더와 주먹으로 후배의 머리와 얼굴을 때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가해 학생의 부친은 대통령실 김승희 의전비서관"이라고 실명을 거론했다. 이어 "가해학생 엄마이자 김 비서관의 부인은 카톡 프로필에 김 비서관과 윤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려뒀다. 이 사진을 (프로필로) 올린 7월 19일은 학교장이 긴급 조치로 가해 학생에게 출석 정지를 내린 날"이라며 "딸이 긴급귀가 조치를 당해 굉장히 당황스럽고 경황이 없었을 텐데 굳이 카톡 프로필에 왜 이 사진을 올렸겠느냐. 인근 학부모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고, 혹여라도 이 사건에 권력이 개입하지 않을까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해당 학폭사건의 문제를 △강제전학 아닌 실효성 없는 학급교체와 부실한 피해자 보호 △피해자 측 정보 요구에 대한 학교 측 비협조 △3달 넘게 사과하지 않는 가해학생과 학부모 등 3가지로 정리했다.
김 의원은 김 전 비서관에게 "가해학생의 부모로서 피해 학생과 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공인으로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요구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에도 "학폭 문제를 또다시 간과할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이번 사건이 권력형 학폭 무마 사건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국감에서 이 내용을 공개했다"며 "내 아이를 지키려고, 남의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어린 나이의 자녀가 반성하고 성찰하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은 부모의 올바른 역할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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