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이선균 '마약 협박' 언제 받았을까…이제 궁금한건 '시기'

조연경 기자 2023. 10. 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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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 상 협박의 주어는 마약이다. 그래서 이선균은 이 협박을 언제부터 받아 왔던 것일까.

배우 이선균(48)이 마약 의혹에 연루되면서 경찰의 내사 레이더망에 잡혔다. 아직은 내사 대상자로 이름을 올렸을 뿐, 경찰의 공식적인 소환 조사 연락을 받은 단계도 아니고, 경찰이 어디까지 혐의점을 찾아 냈을지, 이선균에게 어떤 혐의들이 적용될지, 혹은 내사 단계에서 종결될지 정리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마약 의혹'에 중점을 둔 경찰의 내사는 내사대로 진행 된다고 했을 때, 이선균이 스스로 밝힌 '공갈·협박'에 대한 고소 건도 주목할 만 하다. 19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최초 톱스타 L씨로 전해졌던 이선균을 비롯해 관련인 8명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이 알려진 후, 소속사 측은 20일 공식 입장을 냈다.

해당 공식 입장에는 경찰도 아직 어떠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만큼 '마약을 했다 안 했다'의 결과론 적인 답변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은 채 "이선균에게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앞으로 진행'될 수 있는' 수사 기관의 수사 등에도 진실한 자세로 성실히 임하고자 한다"며 일부 여지를 남겼다.

문제는 마약 혐의에 대한 여지는 남겨 놓더라도, 이선균이 사건과 관련된 인물 A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협박을 받아왔다는 지점이다. 정황 상 '사건'은 마약 혐의일 수 밖에 없고, 공갈·협박이 이뤄졌다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반증 한다. 여러 취재를 종합하면 이선균은 억 대의 금액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는데, 금액은 2억~3억5000만 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마약 공급책에게 돈을 건넸다'는 지점에 대해서는 이선균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지평의 변호사가 "마약 공급책에게 돈을 준 적은 없다"고 밝혀 애초 이선균이 공갈·협박만 받았을 뿐 금액을 갈취 당한 적이 없는 것인지, 돈은 건넸지만 그 대상이 마약 공급책은 아니었던 것인지에 대한 물음표가 남는다.

이와 함께 이선균이 '공갈·협박을 받은 시기'도 궁금증을 더한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내사 대상자들은 올해 1월부터 최근 1년 간 주거지와 유흥업소 등에서 대마 등 수차례에 걸쳐 마약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이선균이 이미지에 치명타가 갈 만한 각종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면서 버젓이 활동을 강행해 왔다는 걸 의미한다.

2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영화 '킬링 로맨스'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원석 감독과 배우 이하늬, 이선균, 배유람이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김태곤, 김용화 감독과 배우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이 21일(현지시간) 자정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발에서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프랑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이선균이 2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영화 '잠' VIP 시사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이선균은 지난 4월 '킬링 로맨스'를 개봉 시켰고, 5월에는 '잠' '탈출: PROJECT SILENCE'로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 다녀왔다. 전관예우를 꽤 중요시하는 칸은 72회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 주역 이선균에 대한 믿음으로 한 해 두 편이나 이선균 출연작을 초청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이선균은 아내 전혜진, 두 아들과 동석했다. 칸영화제가 다시 경험하지 못할 수 있는 자리인 것은 맞지만, 마약 연루에 협박을 받고 있는데 자녀들을 공개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전혜진은 언제 모든 상황을 파악했을 지도 의구심이 든다. 마약 파문이 터지기 전 모든 프로모션을 마친 '잠'이 그나마 마지막 천운을 끌어다 쓴 셈이다.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마음이었을까. '절대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었을까. 이선균은 새로 촬영에 돌입하는 차기작까지 결정하는 강수를 뒀다. '노 웨이 아웃'은 불행 중 다행으로 첫 촬영 전 배우 교체의 기회를 얻었다. 데뷔 후 20여 년의 세월 동안 호감형으로 사랑 받았던 배우가 마약 내사에 연루됐다는 것 만으로도 대중의 실망은 차고 넘치지만, 정식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뜯어 보면 뜯어 볼 수록 거듭 이해 불가, 상식 불가다.

소속사 측은 현재까지 유일한 공식 입장에서 "악의적이거나 허위 내용을 담은 게시글 등으로 인해 허위 사실이 유포될 경우 강력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는 한 줄의 (강압적) 문구를 추가했다. 이쯤 되면 차라리 '강력 대응'이 이뤄지는 쪽을 더 바라게 만든다. 그 내용 만큼은 사실이 아니라는 뜻일 테니까.

이선균은 재벌 3세,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실장과 종업원 등과 함께 이번 내사를 받는다. '연예계과 마약' 카테고리에서 빠지지 않고 있는 이름인 재벌 3세 황하나와 연예인 지망생 한서희가 또 나란히 라인업에 올랐다. 캐스팅 라인업이 아닌 이상 알고 싶지도, 보고 싶지도 않은 정보다. 앞으로 진행 될 조사가 또 다른 역대급 파장의 시발점이 될지, 이미 바닥을 찍은 이미지 실추 속에서 추정으로 알려진 내용을 확인 시키는 선이 될 지는 지켜 볼 일이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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