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일전' 무릎 꿇었던 前 사무라이 재팬 감독, 내부 승격→日 소프트뱅크 1군 사령탑 맡는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과거 일본 국가대표 '사무라이 재팬'의 사령탑을 역임했던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소프트뱅크 호크스 1군 지휘봉을 잡는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소프트뱅크의 발표를 인용해 "고쿠보 감독이 2군 감독이 1군 감독으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고쿠보 감독은 오는 23일 취임 기자 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올해 71승 3무 69패 승률 0.5071을 기록, 1모 차이로 치바롯데 마린스에 밀려났지만, 퍼시픽리그 3위 A클래스(1~3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가을야구는 너무나도 짧았다. 소프트뱅크는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 치바롯데와 맞대결에서 1승 2패를 당하면서 올 시즌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소프트뱅크는 시즌 일정을 마치면서 팀에 변화가 생겼는데, 바로 후지모토 히로시 감독이 퇴임하게 된 것. 소프트뱅크는 오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였던 콘도 켄스케, 메이저리그에서 마무리 투수로 최정상까지 올랐던 로베르토 오수나를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을 이뤄냈지만, 기대했던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후지모토 전 감독은 "힘들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즐거운 2년을 보낼 수 있었다. 세대 교체를 진행하면서 이기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성적이 좋았다면 연장 계약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결말이 아쉬웠던 만큼 2년의 임기를 채우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후지모토 감독과 계약이 종료되면서 가장 유력한 인사로 떠오른 것은 2군 사령탑을 역임하고 있던 고쿠보 감독. 고쿠보 감독은 지난 1993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후쿠오카 다이에 호크스(現 소프트뱅크)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거쳐 다시 소프트뱅크로 돌아온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볼 수 있다.
현역 시절 고쿠보 감독은 2015년 홈런왕, 2017년 타점왕에 오르는 등 세 번의 골든글러브(1995년 2루수, 2010~2011년 1루수), 세 번의 베스트나인으로 선정되는 등 통산 2057경기에 출전해 2041안타 413홈런 1304타점 1091득점 타율 0.273 OPS 0.838의 성적을 남긴 레전드다.
고쿠보 감독은 2012시즌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은 뒤에는 '사무라이 재팬'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었는데,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국가대표 팀이 창단된 후 초대 사령탑이었다. 고쿠보 감독은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한국에게 무릎을 꿇으며 3위에 그치며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4강 진출을 이끌어낸 바 있다.
고쿠보 감독은 2017년 WBC를 끝으로 사무라이 재팬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한동안 그라운드로 돌아오지 못했으나,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 1군 수석코치를 역임, 작년부터는 2군 감독을 맡아왔고, 올해 2군의 웨스턴리그 우승을 이끈 결과 내부 승격을 통해 1군 사령탑을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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