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쩍 마른 고등학생 야구선수 1이었는데” 이정후 절절한 고백, 팬 감사 인사…ML가도 ‘진짜 영웅들’은 못 잊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삐쩍 마른 고등학생 야구선수 1 이정후였는데…”
메이저리그 2023-2024 FA 시장을 통해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를 떠날 외야수 이정후(25)가 키움 팬들에게 마지막 감사인사를 남겼다. 이정후는 지난 18일 키움 공식 유튜브를 통해 KBO리그 고별전이던 10월10일 고척 삼성전을 준비하는 모습과 후기를 공개했다.
그 경기는 이정후의 KBO리그에서의 마지막 경기였다. 키움의 시즌 최종전이라서, 마지막으로 키움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한, 팬 서비스 차원의 출전이었다. 7월22일 부산 롯데전서 발목 신전지대를 다치고 수술한 뒤 재활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다. 100% 몸 상태가 아니었으나 키움도, 이정후도, 키움 팬들도 마지막의 여운을 함께하고 싶었다.
당시 이정후는 5-3으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박수종 대신 타석에 들어서서 삼성 우완 김태훈을 상대로 풀카운트서 12구 끝에 144km 패스트볼을 공략, 1,2간 땅볼이 3루수에게 잡히며 아웃됐다.
이정후는 타격 후 최선을 다해 1루까지 뛰었다. 1루 덕아웃으로 돌아오면서 팬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현장을 방문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피트 푸틸라 단장 역시 박수를 보내며 현장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이정후는 시원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이정후는 키움 유튜브를 통해 “어제부터 긴장됐다. (임)지열이 형이 홈런을 치고 긴장감이 조금 풀어졌다. 스스로 느끼는 고유의 감이 있는데 떨어진 상태서 어떻게 타이밍을 잡아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파울, 파울을 치면서 감을 잡았다. 마지막에 친 타구도 볼인데 그냥 치고 싶었다”라고 했다.
팬들에게 고마운 진심을 표했다. 이정후는 “경기에 집중하면 응원이 잘 안 들리는데, 팬들이 응원해 주셔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7년이란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 우리 구단이 아니면 과연 이렇게 컸을까 싶다. 삐쩍 마른 고등학생 야구선수 1 이정후였는데 히어로즈에서 해외 진출을 꿈꾸는 선수가 됐다. 국가대표까지, 남들이 해보고 싶은 타이틀도 해봤다. 우리 구단이 아니면 내가 이렇게 됐을까 생각한다. 올 시즌 같이 야구했던 선배님들도 생각난다. (김)하성이 형이 많이 도와줬다”라고 했다.
홍원기 감독에게 감사한 마음도 표했다. 이정후는 “내가 입단할 때 코치님이었고 송구 문제가 있는데 타격이 좋은 선수이니 송구 문제는 야구인생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잃지 않게 해줬다. 정말 같이 많은 추억을 쌓았다. 작년에도 끝까지 갈 수 있었는데 아쉽고 감독님에게 너무 감사하다. 믿어 주시고 모든 걸 맞춰 주시고 끝까지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복귀전도 팬들을 위한 진심이었다는 게 이정후 설명이다. “친구들에게 많이 의지도 했지만, 가장 큰 존재는 팬들이다. 감사하다는 표현이 모자랄 정도다. 항상 좋은 일이든 안 좋은 일이든 뒤에서 팬들이 지켜 주셨고 좋았을 때 같이 좋아해주고 안 좋을 때 같이 슬퍼해줬다. 내가 이렇게 복귀하려고 애썼던 것도 팬들 위해서, 한번이라도 더 팬들을 만나고 싶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정후는 “히어로즈 팬들이라는 자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응원과 함성, 지지가 아니면 이만큼 크기 힘들었다. 야구인생이 앞으로 많이 남았지만 히어로즈 팬들과 함께한 7년을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힘들 때, 슬플 때 다시한번 팬들을 생각할 것이고 항상 응원해주면 열심히 하겠다. 남아있는 선수들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메이저리그에)가게 되면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로 남을 테니 지켜 봐주시기 바란다 항상. 감사했습니다. 7년 동안”라고 했다. 이정후에게 진짜 영웅들은 히어로즈 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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