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3실점' 킴브럴 또 믿은 PHI 붕괴, ARI에 5-6 대역전패…2승2패 원점, 이제 모른다

김민경 기자 2023. 10. 2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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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이그 킴브럴이 또 무너졌다.
▲ 크레이그 킴브럴.
▲ 가브리엘 모레노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면서 큰 내상을 입었다. 또 크레이그 킴브럴이 말썽이었다.

필라델피아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4차전에서 5-6으로 역전패했다. 필라델피아는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잡으면서 애리조나의 돌풍을 잠재웠지만, 애리조나 원정 첫 경기였던 4차전에서 1-2로 석패하면서 시리즈 2승1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필라델피아는 이날 3승1패로 앞서 나갈 수 있었는데, 킴브럴이 무너지는 바람에 시리즈 2승2패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면서 애리조나가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완전히 내주게 됐다.

필라델피아는 카일 슈와버(지명타자)-트레이 터너(유격수)-브라이스 하퍼(1루수)-알렉 봄(3루수)-브라이슨 스톳(2루수)-JT 리얼무토(포수)-닉 카스테야노스(우익수)-브랜든 마시(좌익수)-요한 로하스(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크리스토퍼 산체스로 이날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애리조나는 케텔 마르테(2루수)-코빈 캐롤(중견수)-가브리엘 모레노(포수)-크리스티안 워커(1루수)-토미 팸(우익수)-루데스 구리엘 주니어(좌익수)-에반 롱고리아(지명타자)-엠마뉴엘 리베라(3루수)-헤랄도 페르도모(유격수)가 선발 출전했다. 선발투수로는 불펜 조 맨티플리를 내보내면서 벌떼 야구를 예고했다.

▲ 엠마뉴엘 리베라
▲ 가브리엘 모레노

애리조나가 0-0 팽팽한 균형을 먼저 깼다. 2회말 선두타자 워커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나는 듯했으나 3루수 봄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출루했다. 워커는 1사 1루에서 구리엘 주니어가 투수 땅볼로 물러날 때 2루를 밟았고, 롱고리아 타석 때 패스트볼에 힘입어 3루까지 갔다. 롱고리아가 볼넷을 얻어 2사 1, 3루가 됐고, 리베라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 0-1이 됐다.

애리조나는 기세를 이어 3회말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마르텔이 유격수 앞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물꼬를 텄고, 상대 선발투수 산체스의 폭투에 힘입어 2루를 밟았다. 다음 타자 캐롤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1사 3루가 되자 필라델피아는 제프 호프만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모레노는 바뀐 투수 호프만에게 우전 적시타를 뺏어 0-2로 거리를 벌렸다.

▲ 카일 슈와버는 '미스터 옥토버'의 가치를 증명했다.
▲ 카일 슈와버.
▲ 카일 슈와버

슈와버가 홈런으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우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풀카운트에서 상대 투수 카일 넬슨의 6구째 시속 92.1마일짜리 직구를 받아쳤다.

슈와버는 이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19개를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좌타자 최다 홈런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레지 잭슨의 18홈런이었다. 슈와버는 포스트시즌 243타석 만에 홈런 19개를 쏘아 올리면서 왜 '미스터 옥토버(가을 사나이)'로 불리는지 증명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였던 잭슨은 318타석에서 18홈런을 쳤다. 잭슨은 그중 홈런 10개를 월드시리즈에서 쳤는데, 슈와버는 월드시리즈에서는 3개밖에 치지 못했다. 슈와버는 시카고 컵스 시절인 2016년과 필라델피아 소속이었던 지난해 2차례 월드시리즈 무대를 경험했는데, 지난해에만 홈런 3개를 쳤다. 그리고 19개 가운데 10개를 필라델피아 소속으로 뛴 지난해와 올해 2시즌 동안 몰아쳤다.

▲ 브랜든 마시
▲ 알렉 봄

미스터 옥토버가 신호탄을 쏘자 필라델피아 타선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5회초 1사 후 리얼무토가 안타로 출루한 뒤 카스테야노스가 투수 땅볼로 물러날 때 2루를 밟았다. 이어 마시가 중월 적시 2루타를 쳐 2-2 균형을 맞췄다.

6회초 경기를 뒤집었다. 슈와버와 터너, 하퍼까지 3타자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애리조나는 흔들리는 앤드류 살프랭크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라이언 톰슨을 올리면서 위기를 틀어막고자 했다. 그러나 봄이 3루수 쪽 땅볼성으로 친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2실점했다. 3루수 리베라가 홈으로 빠르게 송구했으나 실책이 되면서 그사이 2, 3루 주자가 득점해 4-2로 앞서 나갔다. 봄의 타구는 안타로 기록됐다.

7회초 추가점을 뽑았다. 1사 후 로하스가 우월 3루타를 쳤다. 3루를 노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는데, 로하스의 베이스러닝이 워낙 좋았고 애리조나의 중계 플레이에서 실수가 나오기도 했다. 애리조나는 슈와버를 자동고의4구로 거르면서 실점을 피하려 했는데, 1사 1, 3루에서 터너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쳐 5-2로 달아났다.

애리조나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았다. 7회말 1사 후 페르도모의 안타와 마르테의 볼넷으로 1, 2루가 됐다. 캐롤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2사 2, 3루가 되자 필라델피아는 마운드에서 그레고리 소토를 내리고 오리온 커커링을 올렸다. 커커링은 모레노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 위기에 놓였고, 워커까지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5-3으로 쫓겼다. 커커링은 파빈 스미스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 크레이그 킴브럴
▲ 크레이그 킴브럴

8회말 등판한 크레이그 킴브럴이 일격을 당했다. 킴브럴은 선두타자 구리엘 주니어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롱고리아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1사 2루까진 버텼는데, 대타 알렉 토마스에게 우중월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아 5-5가 됐다. 토마스는 애리조나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으로 대타 홈런을 날린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킴브럴은 완전히 무너졌다. 페르도모를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2사까지 버텼는데, 마르테에게 안타를 맞고 캐롤을 사구로 내보내면서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결국 필라델피아는 호세 알바라도로 마운드를 교체했는데, 모레노에게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면서 5-6으로 뒤집혔다. 킴브럴은 ⅔이닝 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벤치의 믿음에 전혀 보답하지 못했다.

킴브럴은 20일 열린 3차전에도 1-0으로 앞선 9회말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2실점 하면서 끝내기패했다. 킴브럴은 이틀 연속 패전을 떠안으면서 신뢰가 더 떨어지게 됐다.

애리조나는 9회초 8번째 투수 폴 시월드를 올려 승리를 지키고자 했다. 시월드는 선두타자 마시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큰 산을 넘었다. 이어 대타 제이크 케이브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후 슈와버에게 우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얻어맞으면서 위기에 놓이긴 했지만, 터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경기를 끝냈다.

▲ 가브리엘 모레노(왼쪽)와 폴 시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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