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도깨비가 왔다”

정병선 기자 2023. 10. 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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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동아리 ‘스누 솔로’ 호주 개막 월드솔라챌린지 참가

22일 호주 다윈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태양광 동력 자동차 경주대회 ‘2023 브리지스톤 월드솔라챌린지(World Solar Challenge)’에 참가하는 서울대 태양광 자동차 스누 솔로(SNU SOLO)팀이 대회를 하루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호주 다윈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태양광 동력 자동차 경주대회 ‘2023 브리지스톤 월드솔라챌린지(World Solar Challenge)’에 참가한 서울대 태양광 자동차 동아리 스누 솔로(SNU SOLO)팀이 대회를 하루 앞두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병선 기자

스누 솔로는 지난 7월 31일 경기도 시흥 서울대 미래모빌리티동에서 출정식을 갖고 대회 준비에 나선지 80여일 만에 호주 다윈 대회장 출발선상에 있다.

‘스누 솔로’는 서울대 태양광 자동차 동아리로 호주에서 열리는 브리지스톤 월드솔라챌린지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 이 대회는 브리지스톤 지원으로 전 세계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청년 엔지니어들이 태양광 에너지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목해 경쟁하는 자동차 경주대회다. 1987년 시작된 세계 태양광자동차 대회는 호주대륙 북쪽 끝 다윈에서 남쪽 끝 애들레이드까지 총 3028km의 거리를 6박 7일에 걸쳐 태양광에너지로 종단하는 대회다. 스누 솔로가 이 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정서연(재료공학부 2년) 스누 솔로 회장은 지난 8월 태양광 차를 분해해 컨테이너에 실어 배편으로 보낸 뒤 우여곡절 끝에 건네받아 다시 조립해 막판 점검을 하고 있다고 했다.

월드솔라챌린지 대회에 나선 일본의 코카구인 대학 솔라카가 연습 주행을 하고 있다./브리지스톤

월드솔라챌린지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28개 팀이 참가하며 오직 태양광 동력만으로 호주대륙의 최북단 다윈(Darwin)을 출발해 최남단 애들레이드(Adelaid)까지 장장 3028 km를 주파해야 한다. 1987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2년마다 열리며, 브리지스톤이 2013년부터 타이틀 스폰서로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스누 솔로는 2022년 6월 결성된 1년 남짓된 서울대 신생 동아리다. 회원 중 1명이 호주 대회에 참가하자고 한 뒤 순식간에 결성됐다. 대학원생 없이 순수 학부생 29명으로 구성됐다. 자동차 동아리를 경험한 회원은 고작 2명이고, 공대생 아닌 미술대 등이 연합군을 이뤘다.

스누 솔로가 만든 태양광 차는 재활용 자재와 연구용 자재로 만든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 때문에 솔라카 이름도 ‘도깨비’로 명명했다. 자동차 프레임 일부는 수업시간에 사용하는 화이트보드 판에서 떼온 재료를 썼고, 운전대는 기존의 연구용 차량에서 가져와 장착했다.

정서연 스누 솔로 회장은 “‘세상에 마법 같은 변화를 불러오길 바란다’는 뜻에서 태양광 자동차명을 ‘도깨비’로 정했다”고 했다. 스누 솔로의 도깨비는 평균 시속 60km 이상 최고 시속 80km 이상 질주가 가능하다고 했다.

스누 솔로가 개발한 태양광 동력 자동차 도깨비는 무게 230kg, 길이 4.6m x 폭 1.4m x 높이 1.3m의 날렵한 탄환(bullet) 형태다. 직접 설계한 항공용 알루미늄(두랄루민) 가공품과 특수 공법을 사용한 조립형 알루미늄 복합 프레임을 사용하고 차체는 가벼우면서 강도와 강성이 높은 탄소섬유복합재(CFRP) 소재를 채택했다. 258개 셀을 연결한 태양광 모듈과 5.4kWh 용량의 25kg짜리 배터리를 장착, 구동모터가 휠에 장착되는 후륜 인휠모터 시스템을 가미했다. 에너지를 최적화하기 위해 지능형 주행 알고리즘을 탑재해 즉각적으로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태양광 차 설계 제작을 주도한 김민규(전기정보공학부 3년) 엔지니어링팀장은 “대회 성적보다는 완주가 목표다”며 “무한한 태양광 에너지를 연구해 친환경 기술의 발전을 앞당기고 미래차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고 했다.

2023 브리지스톤 월드솔라챌린지는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대학생 위주의 팀 28개 팀이 참가했으며, 오직 태양광 동력만으로 호주 대륙의 최북단 다윈(Darwin)을 출발해 최남단 애들레이드(Adelaid)까지 장장 3028 km를 주파해야 한다. 서울대 스누 솔로팀이 대회에 앞서 막판 점검을 하고 있다. /정병선 기자

대회 기간 태양광 자동차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달릴 수 있다. 이 시간 외엔 반드시 정차해 노상에서 숙박하면서 7일간 주행해야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20kg까지 장착할 수 있지만, 종단 중엔 태양광을 통해서만 충전할 수 있고, 태양광 패널도 최대 면적 4㎡, 최대 발전량은 전자레인지 수준인 1000W로 제한된다. 에너지 손실원의 60%인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이고, 고속 주행과 사막의 돌풍 속에서 안정성도 확보해야 한다.

대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에 각국에서 온 약 1500명의 대표단이 참가하며, 전 세계 2500만 명이 실시간 중계를 시청한다”며 “우승권에 들려면 5일 내 완주해야 한다”고 했다.

브리지스톤코리아 김헌영 대표이사는 “서울대 스누 솔로 등 대회 기간 참가팀은 호주대륙을 종단하며 완전히 자급자족해야 한다”며 “대회에 참가하는 젊은이들은 인생의 위대한 모험을 통해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받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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