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이가 얘기해주는 게 크다…” KIA 24세 ‘포스트 김태군’이 무럭무럭 자란다 ‘3년 더 인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한)준수가 주전으로 나서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다.”
KIA 타이거즈의 2023시즌 최대 수확은 김태군(34)이란 확실한 주전 포수를 얻었다는 것, 그리고 김태군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전포수도 발굴했다는 점이다. 1년 전만 해도 KIA 1군 안방이 김태군-한준수(24) 체제로 꾸려질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전임단장이 주효상을 영입하면서까지 한승택의 부족한 무게감을 보충하려고 했다. 여기에 신범수와 김선우까지.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를 마친 이후에도 안방 구도는 기존의 플랜B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주효상-한승택 체제가 개막 1~2개월간 제자리걸음하면서 신범수가 1군에 올라왔지만, 여전히 KIA 안방의 공수생산력은 리그 최하위권이었다.
이들의 긴장감 떨어지는 구도를 확 바꾼 선수가 2018년 1차 지명자 한준수다. 1차 지명자인데 육성선수로 전환된 시기도 있었고,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할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다. 군 복무 후 20kg 넘게 살을 빼면서 확 달라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1군 적응 과정에서 김태군이란 확실한 주전포수를 만난 게 한준수에겐 큰 행운이다.
올 시즌 한준수는 왜 KIA가 5년 전 1차 지명으로 택했는지 증명했다. 기본적으로 공수겸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우투좌타인데 한 방을 갖췄다. 포구 및 송구능력도 괜찮다. 볼배합, 투수리드는 아무래도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김종국 감독은 한준수의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한준수의 최대장점은 좌타자인데 왼손투수 공을 잘 친다는 점이다. 14타수 5안타 타율 0.357. 표본은 적지만, 현장에서의 평가가 좋다. 자신만의 타격 자세를 갖춘 채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우투수에게 타율 0.242, 19개의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시원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며 장타를 만드는 모습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심재학 단장은 시즌 막판 김태군 다년계약이 체결되자 “아직 준수가 주전으로 나서기엔 부족한 부분은 있다”라고 했다. 김태군을 3년 계약한 것도, 2년 정도 김태군이 주전으로 뛰면 그 사이 한준수를 비롯한 백업들이 부담을 덜고 자체 경쟁을 통해 성장할 시간이 생긴다는 계산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김태군과 한준수가 유의미 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김태군은 핵인싸 포수답게 친화력이 좋다. 후배 한준수를 직접 가르치는 건 아니지만, 솔선수범하면서 쓴소리와 잔소리도 아끼지 않는다. 내부에선 김태군이 한준수에게 볼배합에 대해 어드바이스를 많이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리고 포수가 갖춰야 할 포구 자세, 블로킹, 송구 등 기본에 대해 끊임없이 강조하고 또 같이 훈련했다. 심재학 단장은 “태군이가 준수에게 얘기해주는 게 크다”라고 했다.
2026년 정도부터는 젊은 포수가 주전, 적어도 김태군과 대등하게 출전시간을 나눌 정도로 성장하면 된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선두주자는 현 시점에선 단연 한준수라고 봐야 한다. 현재 KIA 젊은 포수들 중에서 한준수보다 성장속도가 빠른 케이스가 없다. 제대한 권혁경, 2024년 포수 최대어 이상준은 이제부터 다시 평가해야 한다. 이들이 성장하면 또 한준수에겐 자극이 되고 포수진 전체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종국 감독은 “한준수의 내년이 기대된다. 올해도 전체적으로 준비를 잘 했다. 경험에 비해서 인사이드 워크, 수비 타격 모두 좋았고 더 기대가 많이 된다. 올해 기대보다 공수에서 안정적이었다. 좌타자인데 왼손투수 상대로 좋고 타이밍도 잘 잡는다.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이제 KIA 안방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니다. 앞으로 2~3년간 김태군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준수의 성장이 KIA 안방의 흥미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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