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HBM3E '샤인볼트' 첫선···3D D램으로 패러다임 전환 노린다 [biz-플러스]

강해령 기자 2023. 10. 21. 11: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매커너리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 행사에서 차세대 메모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서울경제]

삼성전자가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샤인볼트’를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차세대 HBM에서 패권을 거머쥘 것이라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20일(현지 시간)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새너제이 매커너리컨벤션센터에서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를 열고 초거대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끌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 샤인볼트를 선보였다. 샤인볼트는 데이터 입출력 핀 한 개당 최대 9.8Gbps의 속도를 구현한다. 이는 초당 1.2TB(테라바이트)의 속도로, 30GB(기가바이트) 용량의 초고화질(UHD) 영화 4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기조 연설에서 “초거대 AI 시대는 기술 혁신과 성장의 기회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업계에 더 큰 도약과 함께 도전의 시간이 될 것”이라며 “AI향 HBM 시장의 초석이 된 만큼 최고 성능의 HBM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고객과 파트너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올 5월 12나노급 D램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차세대 11나노급 D램도 업계 최대 수준의 집적도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10나노 이하 D램에서 3차원(3D) 신구조 도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단일 칩에서 100Gb 이상으로 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 3D D램으로 패러다임 대전환···"단일칩 용량 3배 더 늘린다"

삼성전자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샤인볼트’ 외에도 메모리 패러다임을 바꿀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를 발표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에 대응할 수 있는 초고용량·초고속 제품들이다. 이 제품군을 앞세워 1993년부터 30년 넘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선두를 수성했던 삼성전자가 향후에도 리더십을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매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 메모리 테크 데이 2023’ 행사에서 삼성 메모리 사업을 총괄하는 이정배 사장은 차세대 메모리로 꼽히는 3D D램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는 10㎚(나노미터·10억 분의 1m) 이하 D램에서 3D 신구조 도입을 준비하고 있고 이를 통해 단일 칩에서 100Gb(기가비트) 이상으로 용량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이 관심을 끄는 것은 삼성전자가 구체적인 3D D램 용량과 선폭을 대중에 공개한 적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사장의 말대로 100Gb 이상 용량을 가진 3D D램이 양산되면 현재 단일 D램 최대인 32Gb 제품의 3배를 웃도는 ‘괴물 칩’이 된다. 삼성의 최초 양산으로 D램 업계의 이정표와 패러다임이 통째로 바뀌는 셈이다.

이러한 혁신은 3D D램의 독특한 구조가 있기에 가능하다. 기존 D램은 기억 장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와 커패시터를 평면에만 수백억 개씩 욱여넣어야 했다. 반면 3D D램은 트랜지스터와 커패시터를 마치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게 핵심이다.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이는 것과 동시에 배치 공간을 여유 있게 확보하며 용량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3D D램은 기존 D램과 구조가 아예 달라 기술 난도가 상당히 높다.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중국 CXMT 등 라이벌 회사들도 도전 중인 3D D램은 본격 양산이 2020년대 후반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삼성전자 특유의 ‘초격차’ 정신과 메모리 1위 업체의 자본력이라면 양산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는 3D D램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실험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으로 중앙처리장치(CPU) 주변에서 빠르게 연산을 도와줄 수 있는 GDDR7 D램, 하이-K 메탈게이트(HKMG) 공정을 메모리 업계에서 최초로 적용해 누설 전류를 최소화한 LPDDR5X, 메모리 확장성에 주안점을 둔 CXL 메모리 모듈 등을 소개했다.

1000단 낸드플래시를 향한 목표와 기술 개발 계획도 설명했다. 이 사장은 “셀의 평면적과 높이를 감소시켜 칩의 몸집을 줄이고 단수를 높이는 핵심 기술인 신개념 채널 홀 식각으로 1000단 낸드 시대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300단 이상의 9세대 낸드플래시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은 9세대 낸드에서도 두 번에 나눠 만든 뒤 한 개 칩으로 결합하는 더블스택 기술을 활용한다. 경쟁사가 300단 이상부터는 3개 층으로 나눠 생산한 후 쌓는 ‘트리플 스택’을 도입한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같은 단수를 더블스택으로 구현하면 생산 시간과 공정 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이 사장은 “삼성은 새로운 구조와 소재를 메모리 제조에 도입해 초거대 AI 시대에서 직면한 난제를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