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당첨돼도 집 못산다?'...청약통장 가입자 122만명 떠났다

윤진섭 기자 2023. 10. 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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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통장 가입자수가 매달  8만명씩 급감하고, 잔고 금액도 지난 1년 9개월 동안 2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80만2550명으로 전월보다 1만3335명 감소했습니다. 작년 6월 2703만191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이 기간 줄어든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122만9361명으로, 매달 8만2000여 명씩 이탈해 2021년 1월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가입 기간이 짧은 이들이 주로 많이 해지했지만, 비교적 긴 4년 이상~5년 미만 가입자도 지난 15개월 동안 11.8% 감소했습니다.

청약통장 잔고도 2년 연속 감소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실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약통장 잔고는 청약 열풍이 불었던 2021년 90조4251억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말 89조2008억원으로 줄었고, 지난달 기준 88조4167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로또 청약’이 사라진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전에는 청약이 시세보다 주택을 싸게 살수 있는 방법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금리와 원자잿값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분양가가 시세를 추월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말 기준 서울의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 가격은 3200만원으로 1년 전(2806만원)과 비교해 14% 상승했습니다. 올해 초 정부가 청약 관련 규제를 대폭 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높아졌으나, 분양가 상승세가 갈수록 가팔라지자 최근에는 수도권에서도 청약 미달이나 미계약 단지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청약통장 금리가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너무 낮은 것도 청약통장 가입이 줄어든 요인 중 하나입니다. 정부는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자 작년 11월 금리를 연 1.8%에서 2.1%로 인상했고, 지난 8월 다시 2.8%로 올렸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중은행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연 4.00~4.05%대인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습니다. 

HUG가 청약 해지 사유를 파악하기 위해 은행원 7612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8월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타 예·적금 상품 대비 낮은 금리’를 꼽은 비율이 40%로 가장 많았고, ‘주택청약을 하지 않을 거라서’(39%)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저축 미납입 사유 역시 1·2위인 ‘타 예·적금 상품 대비 낮은 금리’(46%)와 ‘주택청약을 하지 않을 거라서’(40%)를 합쳐 80%를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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