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 압박”...인질 추가 협상 될까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조직 하마스 공격의 생존자와 유가족들을 만나고 있다./AP 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임박 직전으로 관측됐던 지상전이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 인명피해·확전 방지를 위해 이스라엘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앞세워 지상전을 피하려는 전술을 펴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인질 석방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한 선거운동 모금행사에서 더 많은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연기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냔 질문에 “그렇다”(Yes)라고 답했다.

다만 이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용기에 오르는 과정에서 전체 질문을 듣지 못했다며 해당 질문을 ‘더 많은 인질이 석방되는 걸 보고 싶습니까’로 잘못 들었다고 해명했다.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가자지구 인근에서 순찰하고 있다./UPI·연합뉴스

지상전을 둘러싼 가장 민감한 쟁점은 하마스에 억류된 200여명의 인질이다. 이달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1500여명에 이르는 사망자를 낸 하마스는 이 과정에서 200여명에 이르는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을 납치해 인질로 삼은 채 이스라엘군과 무력 충돌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날 양측은 카타르·미국이 중재한 끝에 인도주의적 이유를 들어 인질로 잡고 있던 미국인 모녀 2명을 석방하면서, 추가적인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 하마스가 인질 일부의 석방에 동의할 조짐이 있으며 이스라엘은 당초 군사작전을 늦추는 데 반대했지만 미국의 압력에 작전 연기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성명에서 “카타르와 이스라엘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며 “인질 구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하마스가 붙들고 있는 인질들을 다치지 않도록 하게 하려면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피해야 한다는 식의 압력을 가하려고 석방 시기를 잡은 것”이라며 하마스가 지상전을 피하기 위해 인질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