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포기해야 되나”... '배추가 金추' 김장 담기 겁난다

이나경 기자 2023. 10. 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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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폭염 등 여파 가격 껑충... 한 달 새 20%↑ 주부들 한숨
고랭지 배추 1포기 ‘6천800원’... 무·파·생강값도 줄줄이 올라
20일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한 청과물 가게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나경기자

 

“체감상으로는 예년에 비해 배추가격이 2배는 오른 것 같아요. 올해는 김장을 하기 보다는 사먹는 것도 고려 중입니다”

장마와 폭염 등으로 배추 가격이 한 달 사이 20% 오르며 ‘금배추'가 됐다는 푸념이 나오는 가운데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주부들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20일 오후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한 대형마트. 마트에는 김장용 절임배추를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사전예약 한정판매를 알리는 홍보물이 게재되는 등 김장철 분위기가 한껏 느껴졌다. 이날 마트에선 고랭지 배추가 1포기에 6천800원, 무가 1천29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던 주부 김현정씨(48·장안구)는 “매년 친정과 함께 100포기 정도의 김치를 담갔는데, 올해는 배추는 물론 채소 가격이 많이 올라서 사 먹는 것도 고려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배추(상품) 소매가격은 한 포기에 평균 6천587원으로 한 달 전(5천476원)보다 20.3% 올랐다. 올해는 장마와 폭염, 폭우 등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 채소 가격의 오름세가 이어졌는데, 특히 11월 본격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가격 상승세 이어졌다.

배추 뿐 아니라 김장 재료인 파, 생강 등 가격도 높게 형성됐다. 대파(상품)는 전날 1kg에 4천1원으로, 한 달 전(3천189원)보다 25.5% 올랐고 지난해(3천238원)에 비해서는 23.6% 비싸졌다. 소금 값도 올해 김장 가격의 변수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요 급증과 태풍과 폭우가 지속되며 생산량이 감소한 소금값 역시 지난해 대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다가오는 김장철을 맞이해 할인된 가격에 재료를 미리 구매할 수 있는 김장재료 예약 기획전 펼치기 등 총력전 나섰다. 농협유통은 다음 달 1일까지 양파, 알뜰배 등 농축수산물을 최대 49% 할인 판매하며, 김장지원금을 최대 20만원 지급한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지난 5일 일찌감치 해남·영월산 절임 배추 예약판매를 시작했고, 홈플러스는 오는 12일부터 다음 달 22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김장용 절임 배추를 예약 판매한다.

한편 정부는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이달 하순부터 배추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정부는 ‘김치 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배추 2천200만t과 천일염 1천t을 공급하고, 건고추와 대파 등에 대한 할인 행사 등에 나선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폭염과 강우일수의 증가로 올 여름 배추가 끝물시점에 작황부진으로 공급이 부족했는데, 가을배추가 출하되면 배추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며 “재배면적도 평년 대비 2.6% 넓어 이번 김장철 배추 수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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