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어디서 뽑나"…줄어드는 점포에 커지는 불편[사라지는 ATM①]

이주혜 기자 2023. 10.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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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금융이 각광받을수록 한편에서는 금융 소외라는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새 은행 점포 수가 줄고 ATM이 사라지면서 고령층의 금융 소외가 심화하고 있다.

은행들은 영업점과 ATM 감소는 비대면 업무가 확대된 데 따른 불가피한 변화라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전환으로 영업점이 줄어들고 ATM도 함께 감소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를 유지할 만한 수익성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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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사이 점포 1000곳 이상 줄어…ATM도 사라져
모바일뱅킹 이용 낮은 고령층 금융 소외 우려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비대면 금융이 각광받을수록 한편에서는 금융 소외라는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대면 거래와 현금 사용이 익숙한 노인들은 동네 가까운 곳에 있던 은행이 사라지면서 간단한 송금거래를 위해 버스를 타고 몇 정거장씩 이동한다. 손자들에게 줄 용돈을 뽑아야 하는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찾기가 쉽지 않다. 최근 몇 년 새 은행 점포 수가 줄고 ATM이 사라지면서 고령층의 금융 소외가 심화하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은행 지점(출장소 포함)은 2018년 말 6771곳에서 올해 6월 말 5761곳으로 1000곳 이상 줄었다.

금감원이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 등 5대 은행은 총 651개 지점을 폐쇄했다. 하나은행이 160개, 국민은행이 159개 점포의 문을 닫았다. 이어 우리은행 152개, 신한은행 141개, 농협은행 39개 등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올해에만 55개의 지점을 폐쇄했다.

은행의 빈자리를 채우던 ATM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의 ATM(CD기 포함)은 2015년 2만7736대에서 올해 9월 기준 1만6215대로 줄었다. 8년 사이 1만대 이상, 약 41%가 감소했다. 10대 중 4대가 없어진 셈이다.

4대 은행의 ATM 수는 2013년 2만6573대에서 2015년 2만7736대까지 늘었으나 2016년 2만6327대, 2017년 2만4282대, 2018년 2만2489대, 2019년 2만1354대로 줄었다. 2020년에는 1만9507대로 2만대 아래로 떨어졌으며 2021년 1만8280대, 2022년 1만6856대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은행들은 영업점과 ATM 감소는 비대면 업무가 확대된 데 따른 불가피한 변화라는 입장이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비대면 금융거래는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모바일뱅킹은 최근 3년(2019년~2022년) 사이 등록 고객 수가 38.7% 증가했다. 이용금액도 2.2배 늘었다. 단순 송금이나 계좌개설뿐만 아니라 대출까지 비대면으로 가능해지면서 은행 영업점을 찾는 고객은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포와 ATM 등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전환으로 영업점이 줄어들고 ATM도 함께 감소한 측면이 있다"면서 "이를 유지할 만한 수익성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수수료 폐지도 은행의 오프라인 채널 유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디지털화에 취약한 고령층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앱 이용이 일반적이라고 하지만 고령층에게는 남의 얘기다. 은행 고객 중 60대 이상은 21.2%를 차지하지만 모바일뱅킹 이용자 중 60대 이상은 10.3%에 불과하다.

다른 연령에 비해 오프라인 지점이나 ATM 이용이 많을 수밖에 없는 고령층의 금융 소외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모바일 뱅킹 이용이 낯설 뿐만 아니라 현금 사용과 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현금 사용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지만 지금도 일상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가 상품이나 서비스 구입을 위해 지출한 비용 중 21.6%(2021년 기준)는 여전히 현금으로 결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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