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문제로 보류된 용인 지곡동 민간 산단 재추진…논란 예상
주민들 "산림훼손 우려"…업체 "환경 훼손 최소화·주민과 협의"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경기 용인시 지곡동 임야에 바이오의약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다가 산림훼손 등 환경 문제로 사업을 보류한 한 건설업체가 사업 계획을 대거 변경해 재차 이곳에 산단 조성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신삼호는 지곡동 산28-21 일원 29만7천여㎡에 '하이테크 클러스터 일반산단' 조성을 위한 사업 승인 신청서를 지난 13일 용인시에 제출했다.
신삼호는 이곳에 2026년 말까지 1천620억원을 들여 민간개발 방식으로 산단을 조성한 후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6년 전 신삼호가 바이오 분야 특화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려다가 환경 문제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사업을 보류했던 곳이다.
신삼호는 2017년 이 지역에 '바이오메디컬 BIX' 조성 사업을 추진하려다가 사업 부지 인근 마을 주민들이 산림훼손을 우려해 반대한 데다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한 한강유역환경청도 사업 부적절 의견을 밝히자 사업을 보류한 바 있다.
이듬해에도 신삼호는 사업 부지에 포함되는 보전녹지 비율을 종전 55%에서 38%로, 사업 부지를 29만8천㎡에서 28만㎡로 각각 줄이고, 사업 명칭도 '용인바이오밸리'로 변경해 재차 사업을 추진했으나 이 또한 환경영향평가에서 '입지 재검토' 의견이 나오면서 사업은 보류됐다.
이후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사업 계획을 일부 변경해 2021년 11월 환경영향평가(본안) 협의까지 마쳤던 신삼호는 이번에 바이오 산단에서 반도체 관련 산단 조성으로 사업 계획을 대거 변경해 지난 13일 다시 사업 신청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이 사업은 산단 조성 행정 절차 가운데 초기 단계인 환경영향평가(초안) 협의부터 새로 진행 중이다.
신삼호는 오는 26일 초안에 대한 주민 의견을 청취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어 올해 말까지 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를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산업단지 사업 계획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각에선 이번에 변경 추진하는 사업 과정에서도 신삼호가 환경 훼손 논란을 피해 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 계획에는 사업 부지 면적이 29만7천㎡이고, 이 가운데 46%인 13만8천㎡가 보전녹지이다.
이는 2018년 바이오 산단 계획 당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사업 부지를 29만8천㎡에서 28만㎡로 축소하고, 사업 부지에 포함된 보전녹지 비율도 55%에서 38%까지 낮추는 등 환경 훼손 최소화를 위해 계획을 변경한 것과 비교할 때 오히려 사업 부지는 1만7천㎡ 넓어졌고, 보전녹지가 차지하는 사업 부지 내 비율은 8%포인트 높아졌다.
이로 인해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역 주민 반발도 예상된다.
인근 마을 한 주민은 "두 번이나 무산된 사업인데도 이번엔 부지를 늘리고, 보전녹지도 더 포함해 산단을 조성한다면 산림은 훼손되고, 환경은 오염될 것"이라며 "산단 조성을 막기 위해 주민설명회에 참석해 반대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삼호 측 관계자는 "환경 문제를 고려해 이번 사업 구역은 이미 환경이 훼손됐거나 개발된 곳으로 위치를 약간 변경했다"며 "변경된 위치를 중심으로 사업 구역을 다시 정하다 보니 보전녹지 포함 비율이 더 높아지긴 하지만, 산단 내 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상부에 녹지를 원형 보존할 예정이어서 녹지가 훼손되는 면적은 실제로 훨씬 더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우리 회사는 이 사업 구역에서 1㎞ 정도 떨어진 곳에 지곡일반산단을 조성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램리서치를 유치한 바 있다"며 "사업 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어느 정도 예상되긴 하지만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주민 불편이 없도록 잘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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