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막장작가 흥행 옛말…김순옥 '7인의 탈출' 주춤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안방극장에서 '막장 작가'는 일종의 흥행 보증 수표다. 드라마 개연성이 없어도 자극적인 전개로 시청자를 사로 잡는다. 첫 회부터 보지 않아도 상관없다. 채널을 돌리다가 리모컨을 멈추게 하는 중독성이 있다. 그간 주말·일일극으로 편성, 중·장년청을 주 타깃으로 해 시청률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순옥(52) 작가의 '펜트하우스' 시즌1~시즌3(2020~2021)가 대표적이다. 2년 만에 선보인 SBS TV 금토극 '7인의 탈출' 역시 비슷한 효과를 기대했겠지만, 이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제 '막장 작가 흥행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7인의 탈출은 지난달 15일 첫 방송 후 시청률 6%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머물고 있다. 1회 6.0%로 시작, 4회 7.7%까지 올랐다. 5회 5.6%로 떨어졌고, 이후 6%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정층은 확보했지만, 이후 유입되는 시청자는 없는 셈이다. SBS가 가장 힘주는 금토극 프라임 시간대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성적이다. 20일 방송한 9회도 6.0%에 그쳤다. 8회(6.5%)보다 0.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방다미'(정라엘) 살해범 'K'(김도훈) 정체가 드러났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물론 5·6회와 9회는 19세 이상 관람가로 편성한 영향도 있다.
주말극 대전에서도 밀려난 모양새다.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종편까지 금토·주말극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7인의 탈출은 차별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남궁민 주연 MBC TV 금토극 '연인'과 정면 대결에서도 졌다. 연인은 한 달께 먼저 방송, 입소문을 타면서 10회 시청률 12.2%까지 올랐다. 한 달 쉰 뒤 이달 13일부터 파트2를 내보내고 있다. 11회 7.7%로 주춤했지만, 13회 10.2%를 기록했다. 이유미 주연 JTBC 주말극 '힘쎈여자 강남순' 상승세도 무섭다. 1회 4.3%(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4회 9.8%까지 오른 상태다.
7인의 탈출은 수많은 거짓·욕망이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이 엄청난 사건을 맞닥뜨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김 작가는 펜트하우스보다 수위를 높였다. 악인 7명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021)을 녹여 생존 게임을 벌였다. 막장 작가답게 출생의 비밀, 불륜, 살인, 재산 싸움 등도 빠지지 않았다. 첫 회부터 원조교제와 미성년자 출산, 가정폭력 등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시청자 게시판에 비판 글이 쏟아졌지만, SBS는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다. 수위가 세고 욕을 먹을수록 시청률이 높아진다고 믿는 듯 보였다.
하지만 펜트하우스와 달리 중간에 봐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고, 주·조연 연기도 호불호가 갈렸다. 펜트하우스는 '천서진'(김소연)이 '하드캐리' 해 막장극 설득력을 높였지만, 7인의 탈출 속 '금라희'(황정음)는 과한 표정 연기와 어색한 톤·발성이 몰입을 방해했다. 황정음(38)은 첫 악역 도전인데, '미스 캐스팅'이라는 반응도 없지 않다. 특히 소리 지르고 악을 쓰는 신은 시청자마저 불편하게 만들었다. 라희보다 '한세모'(이유비) 캐릭터가 더 돋보이는 까닭이다. 높은 제작비에 비해 컴퓨터그래픽(CG) 등의 완성도도 떨어졌다. 펜트하우스보다 2배 가량 늘어 총 462억원 들었다. 시즌1 17부작, 시즌2 16부작으로 회당 14억원이다.
시즌2에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주동민 PD가 시즌2에서 하차해 벌써 삐걱거리는 듯한 모습이다. 주 PD와 김 작가는 '황후의 품격'(2018~2019)부터 펜트하우스, 7인의 탈출1까지 함께 한 만큼, 시청률이 저조해 '갈등을 보인 게 아니냐'고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2는 시즌1을 공동 연출한 오준혁 PD가 이끌고 있으며, 내년 3월 방송할 예정이다. 김 작가는 펜트하우스1이 시청률 30%를 육박하며 제2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번에 가장 거센 혹평을 받고 있다. SBS는 지상파 위기 속 금토극으로 탄탄한 시청층을 거닐며 흥행 신화를 이어갔는데, 7인의 탈출로 그 타이틀도 뺏기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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