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여성 지배인 강조하는 이유
◀ 김필국 앵커 ▶
이런 가운데 요즘 북한에선 당의 성과를 과시하고 선전하는 모습이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 차미연 앵커 ▶
방송에선 특히 여성 관리자를 둔 사업장을 집중 소개하는 경우가 잦아졌는데요.
무슨 이유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 기자 ▶
곧 있을 연말평가를 의식해서인지 요즘 북한 뉴스에는 각 사업장 단위별로 성과를 중간 점검하는 보도가 크게 늘었는데요.
◀ 리포트 ▶
[조선중앙TV/10월 18일] "계획보다 많은 양의 전류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10월 18일] "시멘트 생산 계획을 넘쳐 수행하고 있습니다."
운산대흥광산이라는 곳도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는데, 북한 방송은 이곳 지배인이 여성이라는 점을 유독 강조합니다.
[조선중앙TV 편집물] "3대 혁명 붉은기 단위로 만들었다는 여성 지배인이 저렇듯 소박하고 아름다운 여성일 줄이야‥"
이 지배인은 그동안 누구도 못했던 인력 구조 조정과 건물 개보수 같은 사업을 단행했다는데요.
[김철호/운산대흥광산 직원] "지배인 동지가 굴착기로 직접 끌고 올라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지배인동지는 이 낡은 것들을 그저 단숨에 몇 분 내로 싹 쓸어버렸습니다. 우리들의 정신을 번쩍 차리게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집단을 가족처럼 이끌었다고 전합니다.
[조선중앙TV 편집물] "광부들을 자기의 피와 살처럼 여기며 일에 대한 애착심을 가지게 하였고 집단은 점차 덕과 정이 넘쳐나는 하나의 화목한 대식솔로 되기 시작했습니다."
3대혁명 붉은기를 두 번이나 받은 맥주 공장의 지배인도 여성인데, 17년이나 정체돼 있던 공장을 단숨에 일으켜세웠다고 칭송합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엔 공장이나 탄광에 여성 지배인, 관리인이 많이 있나요?
◀ 기자 ▶
북한 여성이라 하면 우리에겐 김여정이나 최선희, 현송월 같은 이름이 익숙하죠?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당 중앙 간부들 명단에서 여성의 이름을 찾아보긴 어려운데요.
다만 행정 분야나 지방 의회, 상업과 경공업 같이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는 분야에선 여성 간부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박영자/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은 전쟁을 준비하는 사회잖아요 전쟁을 준비하는 사회의 특징은 전선과 후방으로 모든 게 나눠져요 전방을 지지하고 엄호하면서 재생산을 책임지는 역할은 여성의 역할이죠."
◀ 차미연 앵커 ▶
북한도 굉장히 가부장적인 사회로 알려져 있잖아요?
일하는 여성들의 고충도 있을 것 같습니다.
◀ 기자 ▶
네, 방송에서도 은연중에 여성 지배인을 바라보는 북한 남성들의 시각이 드러나는데요.
[조선중앙TV 편집물] "새 여성 지배인을 동정이나 하면서 곁을 주지 않고 덮어놓고 도리머리를 흔드는(부정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당시 나에게 있어서 숨 죽은 광산을 일떠세우는 것보다 더 어렵고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가정보다는 일을 우선시 하는 게 미덕이라는 식으로 지배인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지우는 모습입니다.
[조선중앙TV 편집물] "소년단 입단식때도, 운동회의 즐거운 그날에도 어머니는 시력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동봉사의 길에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사회적인 뒷받침보다는 개인의 희생과 노력을 강조하는 셈인데 자력갱생을 외치는 지금과 같은 환경에선 여성 지배인들의 고충이 한층 더할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 김필국 앵커 ▶
김윤미 기자, 수고했습니다.
김윤미 기자(yo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35640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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