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윤리 논란 넘나드는 인공 인간배아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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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적으로 배아를 만드는 연구는 윤리적 논란의 대상이다.
이들 과학자는 인공 인간배아 모델의 도덕적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줄기세포에 주목했다.
인간의 정자와 난자가 아닌 줄기세포를 사용한 배아는 국제 연구윤리 가이드라인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줄기세포를 사용한 인공배아 모델을 제시한 대표적인 연구는 제이콥 한나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연구원팀의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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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적으로 배아를 만드는 연구는 윤리적 논란의 대상이다. 배아는 생식세포인 정자와 난자가 만나 결합된 수정란이다. 일반적으로 수정된 후 조직과 기관으로 분화가 마무리되는 8주까지의 단계를 말한다. 수정 후 8주차(임신 후 10주차)가 지난 시점부터 배아는 태아로 여겨진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생명을 실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느냐를 둘러싼 논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인공 인간배아를 둘러싼 도덕적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인공배아 모델을 잇달아 내놓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이번주 표지로 인공 배아모델의 사진을 싣고 올해 들어 발표된 인공 배아모델 연구 3개를 조명했다.
이들 과학자는 인공 인간배아 모델의 도덕적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 줄기세포에 주목했다. 인간의 정자와 난자가 아닌 줄기세포를 사용한 배아는 국제 연구윤리 가이드라인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앞서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는 정자와 난자를 수정한 배아를 14일 넘게 배양하면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14일은 척추와 장기 등 인간의 신체를 형성하는 발생 첫 단계에서 나타나는 '원시선'이 출현하는 시기다.
줄기세포를 사용한 인공배아 모델을 제시한 대표적인 연구는 제이콥 한나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 연구원팀의 연구다. 지난달 6일 '네이처'에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 실험에서 기존 실험실에서 배양 중인 인간배아줄기세포를 분화되기 전의 상태로 되돌렸다. 기본적인 줄기세포 상태가 되자 각각 세포를 추출했다. 줄기세포가 가진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기줄기세포를 인간 배아로 발달시키기 위해 줄기세포의 특정한 유전자만이 작동하도록 유전자를 교정했다. 배반포세포, 태반세포, 난황세포 등 배아의 초기 단계로 발달할 수 있는 세포만을 유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초기 줄기세포는 배아 상태로 무사히 발달했다. 14일이 지난 뒤 2500개의 세포를 갖추고 있었다. 크기는 0.5mm까지 자라났으며 뇌와 피부, 근골격계, 소화순환계의 초기 구조가 모두 관찰됐다.
막달레나 괴츠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연구팀은 이보다 앞선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ISSCR)에서 줄기세포를 사용한 인공 생쥐배아 모델을 발표했다. 쥐의 배아줄기세포가 태반과 난황낭으로 성장하도록 유전자 자극을 가한 방식이다. 이 모델은 초기 단계의 뇌와 박동하는 심장 등 초기 배아와 95% 일치하는 인공 생쥐배아 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같은 달 27일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에서 연구팀은 "이렇게 배양된 인공 배아는 자연 배아의 14일에 해당하는 발달 단계를 약간 넘어서는 단계까지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괴츠 교수의 모델이 인간 인공배아에 적용될 수 있는가를 두고 학계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르나 소젠 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연구팀 또한 6월 네이처에 인공 인간배아 모델을 제시했다. 줄기세포를 개량해 3차원 구조로 자가 조직화를 이루도록 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세포가 원시선 등 초기 배아의 다양한 구조로 분화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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