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속한 집단 동료의 비도덕적 행위에 더 엄격하다

미국 코넬대

흰 양들 사이에 섞여있는 검은 양.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같은 집단에 속해있는 사람이 도적적으로 잘못되거나 범죄인 행동을 저질렀을 때 우리는 더 큰 경멸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유대를 위협하는 등 집단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같은 현상을 집단의 존속을 위협하는 존재를 철저히 배제하려는 '검은 양 효과'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21일 미국 코넬대에 따르면 시몬 탕 SC경영대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지난달 28일 국제학술지 '유럽사회심리학회지'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같은 집단에 소속된 구성원에게 더 너그럽다고 알려졌다. 같은 집단 사람을 편애하는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잘못한 일에 대해 오히려 집단 구성원에게 더 엄격한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 등 서방 국가 대학생 2361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동일한 집단에 속해 있는 구성원이 다른 사람에게 나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또 다른 집단에 속해 있는 외부인이 동일한 비도덕적 행동을 했다고 주지시켰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자신이 다니는 대학의 교수가 학생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와, 다른 대학의 교수가 같은 방식으로 폭력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분석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에게 더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연구팀은 '같은 집단'의 범위에 대해  "가족, 친구부터 같은 조직에 속하거나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 같은 정치적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험에선 성차별과 같은 비도덕적 행위가 지각과 같이 규칙을 어기는 행위보다 집단 구성원들에게 더 큰 비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집단의 결속력을 해치는 도덕성이 위협받을 때 구성원들은 더 큰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탕 교수는 "우리는 같은 집단에 속한 사람에게 더 강한 유대감과 호감 그리고 신뢰감을 느끼지만 이 구성원이 공동체를 위협할 때는 더 혹독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같은 집단의 사람들을 왜 폄훼하고 비난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공동체 분열을 막기 위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