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두 개의 전쟁' 한반도 안보 변수
◀ 김필국 앵커 ▶
안녕하십니까, 통일전망대 김필국입니다.
◀ 차미연 앵커 ▶
차미연입니다.
◀ 김필국 앵커 ▶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이어지면서 주요 강대국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찾아 확고한 지지의사를 표명했고,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처럼 복잡한 국제 정세는 한반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최유찬 기자가 진단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8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10월 18일]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미국이 영원히 함께 하는 한 이스라엘을 결코 혼자 두지 않을 것입니다."
수백명이 숨진 가자지구 병원 참사도 테러리스트들의 오발탄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다만 과도한 보복공격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이스라엘에 완곡하게 전달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하마스의 피해자라며 1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에선 시진핑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3시간에 걸쳐 이어진 회담에서 두 정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등 다양한 국제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는 긴밀한 외교정책 공조가 필요합니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과 러시아는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온 미국 등 서방국가와 다른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중국은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에 대해 자위 범위를 넘어섰다고 비판하며 팔레스타인의 독립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양국방안을 기초로 협상을 재개하라는 입장을 밝혀왔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회담에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목소리를 내며 미국과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걸 명확히 하면서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중국과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중동 사태의 책임을 일정부분 미국에 전가하면서 자신들은 연대를 과시하고 협력을 과시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의 여파는 한반도에도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습니다.
북한제 무기가 하마스에 전달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데 이어, 북한의 땅굴 기술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통해 하마스에 전해졌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우리 군도 하마스가 북한과 무기거래, 전술교리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됐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미 1970년대 중동전에 북한이 이집트를 지원을 했고 이집트가 사실은 팔레스타인의 후원 세력이었거든요. 하마스 사태는 한국하고 유사하죠.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북한이 유사한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번 전쟁에서 확연히 드러나고 있는 진영 간 대립 구도 역시 한반도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러 간 무기 거래가 북러정상회담 이전부터 이뤄지고 있었다며 사진 3장을 통해 폭로했고, 이어진 한미일 북핵수석 대표 협의에선 북러 무기거래는 반드시 대가를 치를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들은 항상 증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며 관련 사실을 일축했고, 북한은 아직까지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미국은 계속 증거 위성 사진을 제시하지만 북한과 러시아는 거부하는, 그렇기 때문에 군사협력에서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어떤 거래가 오가고, 어떤 기술이 이전되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마 실체 파악은 영원히 불가능할거에요."
한미 양국은 북한을 더욱 거세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이 부산에 입항한데 이어서, 닷새 뒤에는 전략폭격기 B-52가 한반도에 전개돼 처음으로 우리 공군기지에 착륙했습니다.
한반도 상공에서 B-52를 필두로 한 한미일 공군의 첫 연합공중훈련도 실시될 예정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반도의 핵 대결 구도가 형성이 됐고 물론 원인은 북한이 제공했죠. 향후에도 핵 대 핵의 대립 구도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날, 러시아도 보란듯이 전략폭격기 2대를 동해상으로 전개하고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러시아 방문 당시 직접 살펴봤던 폭격기입니다.
[조한범/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은 전략폭격기나 이런 자산이 없기 때문에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대해서 러시아가 자신들의 자산을 통해서 우회적으로 북한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군사적 행보다 이렇게 볼수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핵 전략자산은 첫 소멸 대상이라며 한미가 핵전쟁 도발을 걸어온 만큼 그에 상응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습니다.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사태 등 두개의 전쟁에 직면한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계속 집중하는게 가능하겠느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미국이 2개의 전선에 만약에 적극적으로 가담을 하게 되면 한반도에서도 힘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렇다면 그런 쪽의 오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승리가 미국의 안보에 중요하다며 대규모 지원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지지 여론이 식어가는 속에서 내년 대선을 앞둔 미국이 우리나라에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현승수/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문제들이 지금 북러 밀착을 추동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기도 한 사실이거든요. 어떤 분쟁이든 깊이 개입하는 것 또는 직접적인 무기 제공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가 자제하는 그러한 외교적인 테크닉도 좀 필요하고"
도미노처럼 얽힌 지역적 분쟁과 전쟁, 강대국들은 서로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며 외교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나라 또한 치밀하고 냉철한 외교 전략 수립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통일전망대 최유찬입니다.
최유찬 기자(yuch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unity/6535637_291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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