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모녀 풀어준 하마스, 첫 인질 석방에 담긴 속셈은…

하마스 “인도적 이유”… ‘지상전 피하려는 것’ 분석도
바이든 “모든 인질 구출 위해 계속 노력”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혔다가 20일(현지시각) 석방된 미국인 모녀. /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20일(현지시각) 억류 중이던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곧바로 성명을 내 “모든 인질에 대한 구출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카타르의 노력에 부응해 알카삼 여단(하마스 군사조직)이 미국인 모녀 2명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석방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이스라엘을 방문해 하마스를 비판한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해 “바이든과 그의 파시스트 행정부가 한 주장이 거짓이며 근거 없다는 것을 미국인들과 국제사회에 증명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하마스 인질로 붙잡혔던 미국인 모녀가 석방되는 모습. /AFP 연합뉴스

석방된 여성 2명은 모녀 관계로, 앞서 친척 생일파티에 참석하고 유대 명절을 지내기 위해 이스라엘을 찾았다. 이후 가자지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나할오즈 키브츠에 머물다가 하마스 대원들에게 납치됐다. 이들은 현재 가자지구 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됐으며 이집트를 통해 이스라엘로 이동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약 200명을 납치한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마스는 ‘인도적 이유’를 강조했으나, 일부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하마스의 인질들을 다치지 않도록 하려면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피해야 한다는 식의 압력을 가하려고 석방 시기를 잡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공격 당시 붙잡힌 미국인 2명의 석방을 확인한다. 그들이 곧 가족과 만날 것이라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며 “이번 공격 시작부터 우리는 하마스에 붙잡힌 미국인 인질 구출을 위해 노력해 왔고 이 노력은 멈춘 적 없다”고 했다. 이어 “카타르와 이스라엘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며 “대통령으로서 전 세계에서 인질로 잡힌 미국인의 안전 귀환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단 아직 모든 미국인 인질이 석방된 것은 아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별도 브리핑에서 “이번 전쟁에서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미국인이 10명 더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200명으로 추정되는 인질들과 함께 하마스에 잡혀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인질은 조건 없이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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