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종연 PD “‘데블스 플랜’ 재미의 정수를 찾는 과정이죠”
12부작으로 제작된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 게이머, 배우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12인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을 담았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지난 6일 동안 23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글로벌 텁(TOP) 10 TV쇼(비영어) 부문 3위를 달성했다.
정종연 PD는 ‘데블스 플랜’ 공개 소감을 묻자 “감개무량하다. 준비를 오래 전부터 했고 방영 전까지 오래 기다렸다. 그런데 넷플릭스 순위가 매일 공개돼서 스트레스다. 피드백 느낌이 달라서 색다른 경험이 됐다. 좋으면 좋은 대로 떨어지면 떨어져서 슬프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은 엄청 신박하게 틀을 깬 예능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테두리는 있다. 저희 피디 작가들도 게임 테스트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 모든 게 인건비다. 기획 기간이 충분하다면 충분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시간을 많이 투자했는데 그래도 뜻대로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CJ ENM을 떠나 김태호 PD의 제작사 ‘테오(TEO)’에 합류, 넷플릭스와 처음으로 작업한 소감도 공개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기본적으로 대세 플랫폼이어서 대중들과 접점도 있고 저희가 어려운 프로그램인데 외연 확장에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 예산도 그렇고 프로그램 입장에서 도움이 됐다. 보통 예산부터 정하고 들어가지 않나. 필요한 부분에 대해 설득하면 돈을 쓰게 해주는 분위기라서 좋았다”며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다. ‘지니어스’를 좋아하는 해외 팬도 있다고 듣긴 했는데, 긴 룰 설명을 뚫고 재미있게 본 분들이 있다는 게 놀랍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공개 후 두뇌 서바이벌에서 모두가 살아남길 바라는 궤도의 공리주의에 대해 크게 호불호가 나뉘었다.
이에 대해 정종연 PD는 “궤도의 방향성은 있었다. 생소하고 첫 경험이고 뜻하지 않은 어려운 과제였다. 익숙하지만 새로운 스토리를 만든 분위기도 있다. 화제성 순위에서 1위도 했고, 그것에 대해서 싫어하는 부분도 있지만 궤도도 뛰어난 플레이어였다. 방향성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맞냐고 하면 또 다른 문제지만 훌륭한 플레이였고, 진정성도 있었다. 제 생각과 관계 없이 좋은 플레이어라고 인정한다.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흐름이었다”고 말했다.
또 연합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이즈의 문제다. 연합이 필요하지만, 다수일 필요는 없다. 많다고 해서 유리한 건 아니다”고 답했다.
‘더 지니어스’의 순한 맛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옛날에는 ‘지니어스’ 자체로 평가를 받았다면 지금은 비교하는 분이 많다. 순한 맛이라고 하는 건, 캐스팅 이슈도 있고 대응하는 체계 등에서 다양한 플레이어가 필요한데 쏠림 현상은 있었다. 그런 부분은 서바이벌하는 동안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많은 시청자가 아쉬워한 대학생 김동재의 탈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어쩔 수 없다. 누군가 떨어져야 하는데, 공격적으로 게임을 하던 친구가 떨어져서 시청자들이 아쉬워했다. 어떤 면에서는 동재의 탈락이 하석진 이시원의 각성으로 이어진 부분도 있다”며 “리얼리티 스토리는 생물처럼 변하는 부분이 있고 그런 재미가 있다. 저 역시 동재가 어디까지 갈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뒤통수를 맞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우승자 하석진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소극적인 부분도 있었는데, 동재가 떨어지고 각성한 것 같다. 연우를 보내고 자진 감옥행을 선택했을 때 아무도 그런 그림을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이 발견한 해법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좋아보였다. 감옥에서 이시원이 다른 방법도 있었다거나 미리 말을 하지 그랬냐는 리액션을 할 때도 둘이 배우라서 그런지 로맨스 어드벤처 같이 예쁜 그림이 나와 고마웠다. 하석진이 이시원 탈락 후 우는 모습도 멜로적이었는데, 결승 끝나고 나서도 궤도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울길래 너무 울보 같아서 편집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시원에 대해서는 “프로그램 안에서 변화와 성장을 중요시하고 그게 프로그램의 색깔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시원 같은 대쪽 같은 캐릭터도 필요하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플레이어라 고맙다. 동그란 안경을 쓰고 감옥에서도 제대로 씻지도 못하면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며 “특히 이시원과 서동주 모두 끝까지 이성적으로 플레이를 해줘서 고마웠다. 서동주도 궤도하고 연맹했지만 철학적으로 부딪친다. 이혜성이 떨어졌을 때 나를 찌를 수 있어서 지금 정리하는 게 맞는다고 하는데 그렇게 이야기하는 게 좋았다. 기대 이상으로 똑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울 때는 안타깝더라. 그래도 멘탈을 잡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프로그램을 한번만 하자고 하는 팀은 없을 거다. 장기적으로 내 밥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시즌2 결정은 넷플릭스가 하는 거고 전 기다리는 입장”이라며 “이미 시즌2에 대해 생각을 해둔 바가 많이 있고, 두뇌 서바이벌의 틀을 두고 재미있는 규칙들을 생각한다. 준비는 되어 있다. 녹화 끝나자마자 그런 고민이 들었고 오래 고민한 시간이 있다”고 답해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방어적으로 플레이한 부분에 대해 공격적으로 플레이해도 되겠다 싶다. 피스도 그렇고 결승전 게임에 보드게임이 들어간 건 생활동에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 감옥 속 금고 같은 와우 포인트도 그렇고 더 개발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를 지지하는 마니아들 중에는 ‘대탈출’ ‘여고 추리반’의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대해 “‘여고추리반’을 하면 ‘대탈출’을 하라고 하고, ‘대탈출’을 하면 ‘지니어스’를 하라고 한다. 모든 의견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시청자들도 지금 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매력을 알고 있지만 다른 걸 요구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 그런 걸 무시하겠다는 건 아니다. 피드백을 참고할 거고 프로그램 혹은 출연자의 팬이든 그 모든 분의 마음이 내 마음이다. 그 마음을 잘 알고 있고 프로그램에 가지고 있는 감정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뇌 서바이벌과 체험형 어드벤처 장르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정종연 PD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싶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두뇌 서바이벌과 체험형 어드벤처를 처음 시작해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에 프라이드가 있다. 누구보다 잘하고 싶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제 뇌도 늙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고 싶다”며 “이런 장르는 몰입하기 너무 좋고 긴장감 있는 시청이 가능해서 좋은 것 같다. 드라마에서 범죄물을 볼 때처럼 긴장감과 집중력을 요구하면서 계속 그 다음에 손이 가게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두뇌 서바이벌이 가야 할 가장 좋은 길을 찾고 있어요. 그 과정과 결과를 좋게 하고 싶죠. ‘데블스 플랜’이란 제목에 특징을 담았어요. 두뇌 서바이벌 장르가 악마적 계획 같은 특징이 있잖아요. 사람이 귀신에 홀린 것처럼 다른 행동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이런 제목이 나온 거예요. 이 장르에서 재미의 정수를 찾는 과정에 있어요. 다양하게 변화, 변신하고 싶어요. 그래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웃음)”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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