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없이 생존 없다" 최태원 회장의 쓴소리… SK '서든데스' 경고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최근 프랑스에서 개최된 '2023 CEO 세미나'에서 '서든 데스'(Sudden Death, 돌연사) 위험성을 언급하며 CEO들에게 기민한 대응을 주문했다. 미·중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와 경기 불확실성 증대 등 환경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 회장이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한 '서든 데스' 화두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최근의 경영환경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CEO들에게 "빠르게, 확실히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투자 결정 시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등의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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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지주회사인 SK㈜는 올 상반기 매출 64조6258억원, 영업이익 1조825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견줬을 때 매출은 3.2%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72.1% 급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살펴보면 SK㈜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조3695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3분기보다 27.9% 감소할 전망이다.
실적 우려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SK㈜ 주가(종가 기준)는 연초(1월2일) 18만5000원에서 지난 20일 14만5200원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하락률은 21.5%에 달한다. 장동현 SK㈜ 부회장이 2021년 회사 유튜브 채널에서 공언한 '2025년 주가 200만원' 목표와도 거리가 멀다.
사업회사도 사정이 비슷하다. 정유사업 등을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매출 37조8701억원, 영업이익 2682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7% 오르고 영업이익은 93.3% 떨어졌다. 올 3분기 국제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실적 회복이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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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12조3940억원, 6조2844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52.3% 하락하고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 탓이다. 올 3분기에도 1조6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실적 악화에도 주가는 상승했다. 지난 1월2일 종가 7만5700원에서 이달 20일 종가 12만6200원으로 66.7% 올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들의 감산으로 인해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덕분이다.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비상장사 SK온은 아직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 상반기 4771억원의 적자를 봤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생산세액공제(AMPC)가 실적에 반영됐음에도 흑자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 조지아 1·2공장 등 신공장 초기 가동 비용 영향이다. SK온은 내년은 돼야 분기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바이오 사업 핵심이자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SK바이오팜은 올 상반기 영업손실 416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백신 개발을 맡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645억원의 영업손실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올 3분기에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각각 142억원와 2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게 증권가 예측이다.
두 회사의 종가를 살펴보면 SK바이오팜은 지난 1월2일 7만1400원에서 이달 20일 7만5500원으로 5.7% 올랐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같은 기간 20.5%(7만3500원→ 5만8400원) 내렸다.
SK그룹 회사에 투자한 일부 주주들은 주가 악화에 불만을 토로한다. SK이노베이션에 투자한 A씨는 "자사주 소각 등 주주들을 위한 정책을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 투자자 B씨는 "주가가 공모가(6만5000원) 밑으로 내려갔는데 회사가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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