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가스라이팅까지 화두 던진다"…서울무용제, 11월 개막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제44회 서울무용제'가 오는 11월10일부터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소극장과 서울어린이대공원 등에서 열린다.
대한무용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는 올해 '두개의 세상, 하나의 춤'을 주제로 관객을 만난다. 서울무용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경연대상 부문부터 14인의 안무가가 펼치는 '서울 댄스 랩', 춤의 거장들이 함께하는 '무념무상' 등이 펼쳐진다.
경연대상 부문은 11월17일부터 19일, 22일, 24일 4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차수정 안무가가 이끄는 순헌무용단, 백연 안무가의 발레블랑, 박근태 안무가의 더파크댄스, 노정식 안무가의 로 댄스 프로젝트가 참여한다. 지난해부터 '올해의 작가' 이름을 붙인 4명의 안무자를 선정해 1시간의 공연으로 경연을 펼치고 있다.
안병주 운영위원장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올해 경연대상 부문은 시대성을 많이 담고 있다. 작품 시간이 기존 30분에서 1시간으로 바뀌면서 질적으로 깊어졌다. 안무가들이 미래 화두를 던지는 작품을 구현하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순헌무용단은 춘향전을 모티브로 한 '도화는 점점, 낙화는 분분'을 선보인다. 차수정 안무가는 "삶은 늘 도전이듯, 춘향의 서사를 보면 매번 고민을 통해 새로운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춘향이 21세기 현대여성이라면 어떤 선택과 결과를 했을까 하는 상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움직임으로 새롭게 제안하는 춘향의 서사"라고 설명했다.
발레블랑의 '비전'은 인공지능(AI) 로봇의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작품이며, 더파크댄스의 '맥베스 인 어 홈'은 현 시대의 문제인 가스라이팅을 맥베스 캐릭터와 결부해 작업했다. 로 댄스 프로젝트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무용으로 풀어낸다.
백연 안무가는 "신인류의 모습을 바라보며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작품이다. 17명의 무용수가 움직임을 구성한다"고 말했고, 노정식 안무가는 "현 시대에도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미워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과 현대사회에 빗대 누가 괴물을 만들어내는지 움직임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14명의 안무가가 함께하는 '서울 댄스 랩'은 사회적 이슈와 예술 담론을 혁신적으로 표현하는 창작 작품을 선정하는 경연 부문이다. 함초롬, 최시울, 정재우, 성은경, 이수민, 윤예령, 선승훈, 정하늘, 김태훈, 이혜상, 이혜인, 박소현, Projet Nuement(정진아), 정주혜가 출연하며 11월21일과 23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진행된다.
무용계 거장들이 함께하는 '무.념.무.상(舞.念.舞.想)Ⅰ,Ⅱ'와 전국 각지에 숨어있는 우수 작품을 발굴하는 '명작무극장'도 선보인다.
'무.념.무.상'은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 김백봉부채춤 보유자 안병주, 서울시 무형문화재 살풀이춤 보유자 이은주,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53호 경기검무 보유자 김근희, 부산시 무형문화재 제10호 동래고무 예능보유자 김온경, 국가무형문화재 살풀이춤 보유자 정명숙의 무대로 꾸며진다. 또 김나이, 신승원, 이소정, 정재혁, 남수정 등 안무가이자 무용교육자 5인의 무대도 이어진다.
'명작무극장'은 '부채, 부드러운 숨결의 향연'을 주제로 기획됐다. 전통 부채에서 느껴지는 중후함, 유연함, 탄력성과 함께 부드러운 곡선의 춤사위를 선사한다. 차세대 안무가들이 선보이는 '열정춤판', 활발하게 활동 중인 남여 무용가들의 '남판여판춤판'도 펼쳐진다. 홍보대사로는 방송인 박명수가 나선다.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은 "서울무용제는 차세대 스타를 길러내는 대표적인 무용계 행사"라며 "지난해 모든 프로그램이 전회 매진됐고 올해도 개막 전부터 반응이 좋다. 대중과 함께하는 축제로 계속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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