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국채금리에 투심 뚝 떨어진 뉴욕증시[월스트리트in]

김상윤 2023. 10. 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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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자 우려에 기간프리미엄 요구…10년물 금리↑
4.9%까지 떨어졌지만…5% 이상 웃돌 가능성 커져
애틀랜타 연은총재 "기준금리 인하 내년말이나 돼야"
지역銀·기술주 하락 이어져…금값 3개월만에 최고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전 거래일 대비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5%내외서 움직이며 증시 전반에 부담이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0.86% 하락한 3만3127.28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는 1.26% 떨어진 4224.16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1.53% 하락한 1만2983.81에 마감했다.

이번주 S&P 500 지수는 2.2% 하락했고, 다우 지수는 1.5% 떨어졌다. 나스닥은 3% 하락해 2주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재정적자 우려에 기간프리미엄 요구…10년물 금리↑

10년물 국채금리가 5% 내외에서 움직이며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주택모기지 금리,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 금리 등과 연계돼 있다. 국채금리가 치솟으면 기업의 자금조달 금리가 올라가고, 소비자들도 고금리에 대한 부담때문에 소비여력이 줄어 들어 증시에는 ‘배드(bad) 뉴스’다.

CIBC 프라이빗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인 데이비드 도나베디안은 “주식 시장은 채권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는 비교적 좋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인 주된 이유다”고 분석했다.

19일 오후 5시경 5%를 넘어섰고 장중 5%대에 올라섰던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7.4bp(1bp=0.01%포인트) 내린 4.914%에 거래를 마쳤다. 2년물 국채금리도 10bp 내린 5.071%를, 30년물 국채금리는 2.4bp 떨어진 5.078%에 장을 마쳤다.

미 10년물 국채금리 추이 (그래픽=CNB)
장기금리인 10년물 금리가 치솟는 것은 투자자들이 국채 막기가 긴 데 따른 불확실에 따라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기간 프리미엄’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재정적자 위험이 더 커진 데 따른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발행을 계속 늘리고 있고 이에 따라 재정건전성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국채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자 국채 매도 현상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전날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최근 국채금리 급등은 연준이 더 많은 조치를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은 아닌 것 같다”며 “시장은 금리 인상에 대한 경제 회복력, 재정적자 위험 등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불확실성과 위험,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를 고려해 위원회가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고, 연준 정책은 너무 긴축적이지도 않다”고 언급했따.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긴 셈이다. 이날 파월 발언도 국채금리 상승에 일조했다.

연준 이사의 매파적 발언도 이어졌다. 래피얼 보스틱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내년말이나 돼야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 CNBC방송 인터뷰에서 “시장이 너무 앞서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물가상승률이 3.7%이고 우리 목표는 2%라는 점을 나는 사람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2%에 가까워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나는 연준이 내년 중반 이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방은행·기술주 타격…금값 5월 이후 최고치

국채금리가 치솟으면서 지방은행의 건전성 문제도 부각됐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처럼 장기채를 상당수 보유하다가 금리상승에 따라 미실현손실 발생하면서 대규모 ‘뱅크런’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방은행 관련 상장주가지수 펀드인 SPDR S&P Regional Banking ETF (KRE)는 4% 하락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5% 이상 하락했다.

국채금리 상승에 따라 장기간 투자가 필요한 기술주는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 18일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테슬라는 이날도 3.69% 하락하며 211.99달러까지 떨어졌다. 엔비디아 주가도 1.7%, 애플 주가도 1.47% 떨어졌다.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금은 온스당 1981.06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유럽증시도 뚝

국제유가는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2센트(0.69%) 하락한 배럴당 88.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1.36%, 영국 FTSE100 지수도 1.3% 하락했다. 독일 DAX 지수는 1.64%, 프랑스 CAC 40 지수도 1.52% 하락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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