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실내 확 바꿨다… 7년 만의 마세라티 신차 ‘그레칼레’
마세라티가 브랜드 두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레칼레를 출시했다. 르반떼 이후 7년 만에 국내 시장에 선보인 신차다. 그레칼레의 중간 등급 트림 모데나를 시승했다.
마세라티는 전통적으로 바람의 이름에서 차명을 따온다. 그레칼레는 이탈리아어로 ‘강력한 지중해의 북동풍’을 의미한다. 모든 것을 몰아붙이는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그레칼레는 4기통 가솔린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GT와 모데나 트림, 6기통 가솔린 트로페오 트림, 순수 전기 폴고레 등으로 모델이 구분된다.
그레칼레의 차체 크기는 경쟁 모델로 꼽히는 포르셰 마칸보다 크고 카이엔보다는 작다. 트림별로 크기가 약간씩 다른데, 모데나 트림은 길이 4850㎜, 너비 1980㎜, 높이 1665㎜의 차체를 갖는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앙과 뒷바퀴 중앙 사이의 거리)는 2901㎜다. 모데나와 트로페오는 기본형 GT 트림보다 전폭(차 너비)이 30㎜ 넓다.
그레칼레는 이번에 1세대로 새로 나온 차인데, 디자인을 보면 기블리나 콰트로포르테 같은 기존 마세라티 차들이 연상된다. 적당한 크기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중앙의 거대한 삼지창 엠블럼, 눈을 크게 뜬 듯한 양쪽 헤드램프가 마세라티의 디자인 언어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측면은 긴 보닛과 낮은 자세, 매끈하게 내려가는 루프(지붕) 라인이 경쾌하고 역동적인 비율을 구축한다. 후면 디자인은 콰트로포르테나 르반떼와 닮았다.
자동차 디자인이 점차 과감하고 파격적으로 변모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그레칼레는 절제된 표현 방식을 유지했다. 화려하기보다 단정하고 우아한 인상이 장점인데, 그만큼 눈길을 확 끄는 강렬함은 덜하다. 마세라티는 “디자인에 대한 마세라티의 접근 방식은 유행을 타지 않는 것”이라며 “고유한 구조와 비율은 시간과 패션을 초월한다”고 설명한다.
실내 모습은 현대적이다. 12.2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중앙 화면이 들어간다. 중앙 화면과 컵홀더 사이에는 공조 장치 등을 조절하는 8.8인치 디지털 화면이 있다.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디지털시계도 눈에 띈다. 도어 트림(차문 안쪽)과 대시보드 주변을 천연가죽으로 마감해 고급차에 탑승한 만족감을 준다. 운전대 뒤의 거대한 패들 시프트는 멋져 보이지만, 방향 지시등이나 와이퍼를 작동하기 위해 손가락을 움직이는 데 방해가 돼서 불편했다.
기어 레버는 중앙 화면 아래쪽에 누르는 버튼식으로 교체했다.
그레칼레 모데나는 2.0ℓ(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을 결합해 최고 출력 330마력, 최대 토크 45.9㎏·m를 발휘한다. 8단 변속기와 맞물린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5.3초다.
시동을 켜면 경쾌하고 카랑카랑한 엔진음이 실내를 울린다. 주행 모드에 따라 승차감이 상당히 달랐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날 때 실내 진동이 적고, 승차감이 세단처럼 푹신하고 안락하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서스펜션이 한결 단단해지고 가속 페달의 응답성이 높아진다. 승차감을 망칠 정도로 거동이 뻣뻣해지지 않아 패밀리카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스포츠 성향이 강한 운전자를 만족시킬 만큼 공격성이진 않다.
그레칼레 모데나의 복합 연비는 9.8ℓ/㎞다. 트렁크 용량은 535ℓ이고, 공차중량은 1970㎏이다.
그레칼레 모데나의 가격은 1억3300만원이다. 기본형 GT 트림의 가격은 9900만원, 고성능 트로페오의 가격은 1억6900만원이다. 경쟁 차종보다 가격이 비싸다. 대중적인 차체의 SUV 시장은 고급차 브랜드들의 격전지여서 경쟁이 치열하다. 그레칼레는 메르세데스-벤츠 GLC, BMW X3, 포르셰 마칸 등보다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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