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엔데믹이 원망스러워”… 글로벌 게임업계 구조조정 칼바람

변지희 기자 2023. 10.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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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게임사들이 경영 악화로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게임 이용이 늘면서 사업을 확장했는데, 엔데믹이 되면서 게임 이용이 줄어든 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팬데믹 기간 동안 성장했지만 유저들의 지출 감소로 올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 같은 구조조정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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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 전체 직원 16% 830명 해고
스웨덴 엠브레이서 그룹, 내년 초까지 대규모 구조조정
컴투스 자회사 컴투버스, 희망퇴직 받아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올해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GDC)에서 발언하고 있다./유튜브 캡쳐

국내외 게임사들이 경영 악화로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게임 이용이 늘면서 사업을 확장했는데, 엔데믹이 되면서 게임 이용이 줄어든 데다 경기침체까지 겹친 것이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에픽게임즈는 지난달 전체 직원의 16%에 해당하는 830명을 해고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해고 대상자의 약 3분의 2가 핵심 개발 업무 외 직원들”이라며 “이러한 조치는 회사가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시기를 정리해고 없이 헤쳐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비현실적인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에픽게임즈는 정리해고 외에 2020년 인수한 마케팅 회사 슈퍼어썸(SuperAwesome)을 분사하고 온라인 음악 플랫폼 밴드캠프(Bandcamp)를 매각하는 등 사업 재편에도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에픽게임즈는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의 점유율을 가져오기 위해 에픽스토어에서 무료 게임을 풀었는데 다소 과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닉아츠(EA)는 지난 3월 전체 직원의 약 6%를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인원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전 세계 직원이 1만3000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780여명을 정리하는 셈이다. 구조조정 대상에 해당하는 직원 중 일부는 다른 직무로 재배치하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 8월에는 자회사 바이오웨어에서 50여명을 해고하는 등 올해 들어 6번에 걸쳐 정리해고를 진행했다. EA는 비용 지출을 줄이기 위해 사무실 공간도 줄이겠다고도 했다. 앤드루 윌슨 최고경영자(CEO)는 “전략적 우선순위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우리의 투자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E3 전시장에 설치된 EA 로고./로이터 뉴스1

유럽 최대 게임 퍼블리셔인 스웨덴 엠브레이서 그룹도 내년 초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엠브레이서 그룹은 산하에 THQ 노르딕, 기어박스 소프트웨어, DECA 게임즈 등 12개의 사업부를 두고 있으며, 1만7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라스 윙포스 CEO는 “내년 초까지 구조조정을 마친 후, 향후 몇 년 동안 PC·콘솔 부문에서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엠브레이서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은 팬데믹 기간 동안 공격적으로 회사를 확장하면서 부채가 늘었기 때문이다. 엠브레이서 그룹은 2020년부터 50개 이상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하거나 신설했고, 현재 130개가 넘는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매출액은 2020년 90억2400만크로나(1조770억원)에서 지난해 376억6500만크로나(4조5000억원)로 4배 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8억7100만크로나(3430억원)에서 2022년 1억9400만크로나(232억원)로 90% 이상 줄었다.

국내 게임업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컴투스의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는 지난달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올인원 메타버스 플랫폼을 정식 출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메타버스 분야 성장 둔화와 비용 구조를 고려해 사업 부문을 축소하기로 한 것이다. 앞서 올해 라인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네시삼십삼분 등도 인력 감축을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가 팬데믹 기간 동안 성장했지만 유저들의 지출 감소로 올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 같은 구조조정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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