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막막하고, 자꾸만 길을 잃을 때[서평]

2023. 10. 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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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경BP



삶은 언제나 답을 찾는다│기시미 이치로 지음│홍성민 역│한국경제신문│1만8000원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일본에서 ‘삶은 언제나 답을 찾는다’를 출간하고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미래가 막막하고 삶을 살아가는 데 서투른 젊은이들의 편이 돼주고 싶었습니다.” 

기시미는 정신의학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그리고 책을 쓰며 좌절에 빠진 이들을 많이 만났다. 누군가는 자신의 인생은 나빠질 일밖에 남지 않았다며,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들이 많은 삶이 오히려 더 불행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고, 또 누군가는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고 말하며 자신을 비하하거나 타인의 인정에 목말라 있었다.

이 책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갈 길을 헤매지 않고 원하는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삶은 언제나 답을 찾는다는 그 질문에 대답한다.

미움받을 용기로 전 세계 누적 1000만 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기시미는 자유와 행복은 환경에 따른 것이 아닌 인간이 얼마나 용기를 내느냐에 달렸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책에서는 인생의 정답을 찾기 위해서는 인정욕구를 버리고, 나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중심을 잡는 태도가 필요함을 말한다.

기시미의 말대로 절망에서 벗어나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려면, 자신의 존재를 중요하게 여기고, 삶 그 자체를 긍정할 수 있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이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는 독자가 자신의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세 사람을 등장시킨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가족이 원하는 일이 달라 고민인 학생, 회사의 실적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 와중에 남자친구와의 이별로 고통스러운 직장인, 상사의 ‘갑질’에 힘들어하며 자신의 성격을 고치고 싶은 또 다른 직장인이다. 그리고 기시미가 이 세 사람과 상담하는 과정을 통해 삶을 보다 잘 살기 위한 해법을 찾고자 한다. 세 사람의 모습은 기시미가 만났던 환자들의 모습인 동시에 우리의 모습이다. 그들의 고민을 통해 내가 아닌 타인 중심으로 살던 모습을 발견하는 동시에 어떻게 인생의 중심에 나를 둘 수 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기대 때문에 힘들다면 부모의 과제를 대신 떠안고 있느라 힘든 것이 아닌지 살펴보자. 일상에서 불안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면 불안의 원인을 확인하고 바깥으로 표현해 보자. 글을 써서 표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자. 혹은 도와달라고 이야기해도 된다. 그러다 너무 버거우면 도망치기도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인생의 수많은 과제에서 도망치기 위해 갖가지 부정적인 감정, 불안, 열등감, 좌절 등을 만들어 낸다. 마치 아이가 학교에 간다는 과제에서 도망가기 위해 배가 아프다고 하는 것과 같다. 부모는 꾀병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유 없이 학교에 안 갈 수 없기 때문에 복통이나 기침 등 정당한 이유(증상)를 만드는 것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인생의 과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우울과 불안, 더 나아가 마음의 병을 만든다. 따라서 자신이 갖고 있는 수많은 부정적인 감정의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나를 이해하는 길로 연결된다.

그리고 이 해결책에 대한 근거를 위해 기시미는 그의 전문 분야를 살려 다시 한번 아들러 심리학을 꺼내 든다. 한국에 아들러 심리학이 알려진 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인간관계, 자신의 감정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삶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아들러의 조언은 유효하다. 사랑받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자신의 자존감이라는 그의 메시지들은 우리가 절망에 가득 찬 세상과 인생에서도 자신의 가치와 목표에 제대로 초점을 두고 인생을 긍정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절망에서 희망으로 서서히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아들러는 말합니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절망하지 않는다. 희망을 품었기 때문에 실현되지 않아서 절망하는 것. 그래서 현재 절망한 사실보다 처음 품었던 희망에 초점을 맞추어라.”

어느 순간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무리해서 자신을 과대 포장할 필요도 없지만 깎아내려서도 안 된다. 사람과의 연결을 소중히 해야 하지만 관계에 의존하며 사랑받기 위해 애쓰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긍정할 것, 자립할 것이다. 결국 인생의 과제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자신이 중심이 되는 삶을 살아갈 힌트가 있다.

박혜정 한경BP 출판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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