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볼만한 곳] 가을, 소극장 공연 어때요?
완연한 가을로 접어든 요즘 제주는 은빛 억새의 물결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주말처럼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 야외활동이 꺼러지기도 하는데요.
문화 행사를 즐기기에도 제격인 가을, 소극장 공연을 비롯해 풍성하게 마련된 여러 행사들을 소개해 드립니다.
■ 제주4·3, 어떻게 견뎌냈어요? "살암시난"
여행자의 시각에서 바라본 제주4·3은 어떤 모습일까요?
결혼 문제로 부모와 다투고 제주로 여행을 온 젊은 여성이 제주4·3의 아픔을 간직한 할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연극 '살암시난'이 21일과 22일 제주시 세이레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립니다.
'살암시난'은 '살다보면'을 의미하는 제주어입니다. 참혹한 학살의 시대를 견뎌낸 세대가 제주4·3 당시를 회상하며 꺼내는 대표적인 말이 '살암시민 살아진다(살다보면 살게 된다)'입니다.
무대에선 모종의 일로 인해 해산물을 먹지 못하는 할머니 수억과 제주를 여행하는 수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특히, 작품엔 이방인이 제주의 아픔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려냈습니다. 그 속에서 제주어와 표준어의 소통에서 벌어지는 소동도 담았습니다.
강재림씨가 연출한 이 작품은 또 제3회와 제4회 말모이연극제에서 연기상(우리말 빛냄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극단 제주괸당들이 주최·주최한 공연은 20일 오후 3시와 6시, 21일 오후 3시에 상연됩니다.
상연 시간은 70분이고, 티켓은 무룝니다. (공연 문의=010-3868-9856, 010-3233-5607)
한편, 세계적 명작 '어린왕자'의 출간 80년인 올해, '어린왕자를 찾아줘'라는 뮤지컬이 제주의 한 소극장에서 상연합니다.
공연은 이번 주말(21일, 22일)과 다음 주말(28일, 29일) 오후 4시 제주시 예술공간 오이 소극장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공연 문의=010-5224-0257)
■ 가을엔 역시 '문학'
제주의 바다가 제주 문학계에 미친 영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립니다.
제주문학관에선 21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 '제주, 섬과 바다 사이' 기획전시를 진행합니다.
이번 전시에선 제주의 바다가가 문학의 소재로 어떻게 활용돼 제주인의 삶과 역사에 만게 됐는지 알 수 있는 장이 됩니다.
특히 21일엔 전시회 개막을 기념해 '제주문학난장' 행사가 종일 제주문학관에서 열립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엔 '해양가족극 : 바다가 활짝 피었습니다'가 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립니다.
같은 시각 문학관 세미나실에서 '바다에서 발견한 짧은 질문, 긴 대답'을 주제로 소설가 한창훈 작가를 초청한 문학특강이 진행됩니다.
오후 1시엔 '바당문학의 위상과 지평'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와 강연이 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립니다.
이어 오후 3시 30분부턴 문학관 세미나실에서 '물숨의 기억으로 파도치는' 북토크가 김신자 시인과 허유미 시인의 참여한 가운데 진행됩니다.
오후 5시 30분엔 퓨전국악 특별 콘서트 '갓대금 앙상블'이 문학관 대강당에서 열립니다.
■ 흐려도 괜찮아 '빛이 있으니까'
도심 속 공원에서 선선한 가을 하늘은 200% 즐길 수 있는 행사도 마련됩니다.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21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신산 도채비 빛 축제'가 열리는데요.
이번 행사는 신산공원을 중심으로 가을밤을 따뜻하게 빛내줄 다양한 빛 조형물이 설치돼 풍성한 볼거리가 제공됩니다.
특히, 축제가 개막하는 21일엔 오후 6시부터 약 1시간 20분 동안 행사장의 불을 밝히는 점등식이 진행됩니다.
낭만을 더하는 '숲속음악회'도 열립니다. 행사 기간 중 매주 토요일 저녁 7시부터 열리는 이 행사에선 합창, 버블 아트 등의 공연이 진행됩니다.
5m 크기의 대형 '채비' 캐릭터 에어벌룬도 행사장에 설치돼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이밖에 ▲채비와 댄스타임 ▲채비의 포토존 ▲그림 전시 및 도채비 마켓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운영됩니다.
주변 상가의 영수증을 가져오면 행사장 내 게임참여와 경품응모가 가능한 코인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됩니다.
한편, '도채비'는 도깨비의 제주어입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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