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사, 홍범도·김좌진실 등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돌입

임재우 2023. 10. 21.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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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홍범도·김좌진 장군 등을 기린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돌입했다.

육군은 항일투쟁 장군들을 기리던 공간을 고구려-수 전쟁, 6·25 전쟁, 베트남 파병 등 '국난극복사' 학습실로 바꿀 계획이다.

하지만 육군은 지난해 11월 육사 현장토의에서 '독립전쟁 영웅실'을 "특정시기 및 단체 관련 중복 및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사례로 거론하며 "사관생도의 국가관·안보관·역사관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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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역사 쿠데타’]

지난 2018년 3월1일 서울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제막식에서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광복회장,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산리대첩을 이끈 김좌진 장군의 손녀인 김을동 전 새누리당 의원과 육사 생도 등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육군이 홍범도·김좌진 장군 등을 기린 육군사관학교의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에 돌입했다. 육군은 항일투쟁 장군들을 기리던 공간을 고구려-수 전쟁, 6·25 전쟁, 베트남 파병 등 ‘국난극복사’ 학습실로 바꿀 계획이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일 육군에서 받은 답변자료를 보면, 육군은 “독립전쟁 영웅실 개편을 지난 16일에 착공했으며, 다음달 2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주 초부터 항일 독립투쟁 장군들의 이름이 적힌 명패와 게시물 등의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는 취지다.

지난 2018년 육사 교내 생도 종합교육시설인 충무관에는 홍범도·안중근·김좌진·이회영 등 7명의 이름을 붙인 ‘독립전쟁 영웅실’이 마련됐다. 하지만 육군은 지난해 11월 육사 현장토의에서 ‘독립전쟁 영웅실’을 “특정시기 및 단체 관련 중복 및 편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사례로 거론하며 “사관생도의 국가관·안보관·역사관 향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올해 1월과 5월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에게 철거 계획을 보고한 뒤, 지난 7월 육사에 철거·재편 작업에 필요한 예산 3억7200만원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독립전쟁 영웅실’은 고대부터 조선 시대 전쟁사, 식민지 시대 항일무장투쟁, 6·25 전쟁 등을 소개하는 학습공간으로 바뀐다. “특정 인물을 기리는 공간(이 아닌) 시대별 국난극복사를 학습하는 공간”(지난해 11월, 육사 학교발전 현장토의 자료)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독립전쟁 영웅실’에 설치됐던 항일투쟁 장군 활동 소개 게시물은 고구려-수 전쟁, 임진왜란, 구한말 의병활동, 베트남 파병 등에 대한 연표 등으로 대체된다.

홍범도 흉상 이전 논란 뒤에도 육군이 ‘항일 투쟁사’ 지우기를 강행하자 야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성호 의원은 “육사의 독립군 역사 지우기가 현실화하고 있다”면서 “육사는 국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독립영웅실 철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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