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년 총선 '한강 벨트' 누구 배치하나
서대문갑 '푸른 눈의 한국인' 인요한 출마 가능성
마포갑 신지호 가세할 듯…마포을엔 하태경 거론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민의힘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안에서도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강 벨트' 지역을 찾아오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한강 벨트 중 국민의힘에 우세하거나 험지여도 일부 진용을 갖춘 동부권과 달리 마포·서대문구가 있는 서부권은 지지세가 약한 곳이다. 앞선 선거에서 서부권 탈환 가능성을 본 국민의힘 지도부는 적합한 인물 선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취재를 종합하면 정치권에서는 서울에서 한강과 접한 '한강 벨트' 지역이 내년 총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치열하게 맞붙는 격전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당초 서초·강남·송파·용산구를 제외한 한강 벨트는 야권 강세 지역으로 인식됐지만, 최근 몇년 새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많다.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 대단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다양한 개발 호재로 보수 성향 유권자가 많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이에 힘입어 국민의힘은 지난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때 한강 벨트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특히 지방선거에서는 한강 벨트 중 성동구를 제외한 곳의 구청장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올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17%포인트차로 참패하면서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특히 한강 벨트 지역은 각축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히 마포구와 함께 인접한 서대문구는 국민의힘이 석권을 노려볼 수 있는 지역임에도 사실상 방치돼 있어 총선 승리를 위해 서둘러 진용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마포갑은 당내 교통 정리부터 상당한 난전이 예상된다. 불법 자금 혐의를 받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의 총선 출마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도전장을 내미는 이들이 다수 나오고 있어서다.
현역 이용호·최승재 의원과 최근 당에 합류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마포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측근인 신지호 전 의원의 출마설도 오르내리고 있다.
옆 지역구 마포을에는 최근 '서울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계속 거론된다. '거친 입' 정청래 민주당 의원의 대항마로 여당의 개혁 성향 스피커인 하 의원이 적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청래 의원은 "여당 대선 주자 1위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정도가 와야 제 의욕이 불탈 것"이라며 하 의원의 마포을 출마설을 평가절하했지만, 여권에서는 "충분히 붙을 만하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하 의원을 '자객공천용 카드'로 쓰기에는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어 당 지도부와 하 의원의 지역구 고민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 의원은 지난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역구를 살펴보고 당과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서대문구갑에는 '특별귀화 1호'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의 출마설이 제기된다.
호남에서 태어난 인 교수는 개항기에 미국에서 건너온 유진 벨 선교사의 증손자다.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 선대위,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부위원장을 지냈다.
인 교수는 김기현 지도부와도 접점이 있다. 그는 지난 8월23일 국민의힘 당내 공부모임 '국민공감' 강연자로 나섰으며, 이 자리에는 김 대표도 참석했다. 인 교수는 현재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인재영입 1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인 교수가 실제로 출마하게 되면 같은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출신인 이수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과 맞붙게 될 전망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 안에서 우 의원이 잘 다져놓은 지역구를 정치 신인이 아닌 이수진 의원이 날름 가져간다는 불만이 있는 것 같다"며 "여당에 유리한 지역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 노력하면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밖에 한강 벨트에 접한 동작을, 강서을, 광진갑·을,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도 국민의힘이 사활을 걸고 있다.
동작을과 강서을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냈던 나경원·김성태 전 의원이 몸을 풀고 있다. 광진에서는 김병민 최고위원(갑)과 오신환 전 의원(을)이 준비 중이며, 통일부 장관을 지낸 권영세 의원은 한창 용산 지역구 관리에 매진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힘 내에서 한강 벨트를 석권하려는 물밑 작업이 계속되면서 총선 분위기가 더욱 무르익을 것으로 보인다.
한 수도권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한강 벨트를 잡아야 최소한 서울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계파, 정치 경력 등을 떠나 정말 능력 있고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인사를 기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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