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격리’란 단어가 되기까지

백수진 기자 2023. 10. 2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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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단어들의 지도

데버라 워런 지음 | 홍한결 옮김 | 윌북 | 324쪽 | 1만 9800원

청바지를 뜻하는 단어 ‘진(jean)’은 이탈리아의 도시 제노바에서 유래했다. 프랑스는 제노바를 ‘젠(Gênes)’이라 불렀고, 제노바 항구의 선원들이 즐겨 입던 튼튼하고 푸른 바지를 ‘젠(Gênes)’이라 칭했다.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 단어 ‘진(blue jean)’의 어원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라틴어·영어 교사이자 시인이기도 한 저자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단어의 역사 속으로 독자를 이끈다. 1300년대 항구도시 제노바에서 출발한 배가 유럽 전역으로 흑사병을 옮기자, 이탈리아는 잠복기를 감안해 입항한 배들을 항구 앞바다에서 40일간 기다리게 했다. 40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quaranta’는 영어의 ‘격리(quarantine)’로 발전했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이, 아무 데나 펼쳐서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과 재치 있는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일상의 단어에서 출발해 문학·역사·신화의 세계를 거쳐 전혀 예상치 못한 곳까지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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