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24억… ‘우승 제조기’ 김태형, 롯데 감독으로

김영준 기자 2023. 10. 21.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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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8년간 두산 지휘봉
부임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 이어

프로야구 원년 멤버 롯데는 올 시즌까지 42년간 총 20차례 감독을 선임했다. 전(全) 구단을 통틀어 가장 많다. 감독들 재임 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었다. 각각 세 차례(2대·6대·12대)와 두 차례(11대·18대) 지휘봉을 잡은 강병철·양상문 감독을 포함, 역대 감독 17명 중 3년 이상 지휘봉을 잡은 건 4명(강병철·김용희·제리 로이스터·조원우)뿐. 1년 안에 물러난 감독만 3명이다.

롯데는 1984·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30년 넘게 ‘V3′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극성으로 유명한 구도(球都) 부산 롯데 팬들은 팀이 부진하면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에게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구단도 이런 팬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롯데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 불린다.

그래픽=양인성

그 성배를 ‘베어스 맨’ 김태형(56) 전 두산 감독이 이어받았다. 롯데는 20일 “제21대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며 “계약 기간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6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최근 KT와 재계약한 이강철 감독과 같은 현역 감독 최고 대우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취임식 이후 25일 상동구장에서 롯데 선수들과 상견례를 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롯데 감독이라는 자리가 가진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며 “오랜 기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OB·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한 김 감독은 두산 코치를 거쳐 2015년부터 8년간 두산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세 차례(2015·2016·2019년) 정상에 올랐다. 계약 마지막 해였던 지난해 정규 시즌 9위에 그친 뒤 두산을 떠나 SBS스포츠 해설위원을 맡았다. 지난 8월 래리 서튼 전 롯데 감독이 건강 문제로 사퇴한 직후부터 김 감독 롯데 부임설이 꾸준히 나왔다.

롯데는 2017년 정규 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이후 6년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시즌 초 9연승을 달리며 한때 1위에 오르는 등 기대감을 높였으나, 7위로 마무리했다. 김 감독은 페넌트레이스라는 장기전과 포스트시즌이라는 단기전에서 모두 승리 경험이 많다. 감독으로 정규 시즌 통산 1149경기 645승 19무 485패(승률 0.571)를 거뒀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성격도 카리스마가 있어서 조직을 장악하고 선수단을 잘 이끌 것으로 본다”면서 “두산 시절엔 좋은 ‘구슬’을 잘 꿰어 ‘보배’를 만들었다면, 롯데에선 구슬부터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두산을 맡은 시절엔 ‘화수분’이라 불릴 정도로 선수층이 탄탄했지만 롯데는 주전과 후보군 깊이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한 프로야구단 대표 출신 인사는 “두산에서는 좋은 프런트가 뒤를 받쳐준 덕에 쉽게 성과를 냈지만 롯데는 그렇지 않다”면서 “과연 김 감독 역량이 실제 얼마나 되는지 이제 진정한 시험대에 선 셈”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날 김 감독 선임과 함께 성민규(41) 단장과 계약을 해지했다. MLB(미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인 그는 2019년 롯데에 부임하면서 ‘프로세스 야구’라는 이름으로 조직 개편을 추구했으나, 계약 만료 1년을 앞두고 경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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