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이스라엘 향하던 예멘發 미사일 3기 요격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 단체 하마스와 전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주변 국가들로부터 공격이 점차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전선이 이스라엘 남쪽 가자지구뿐 아니라 이스라엘 북부의 레바논 국경과 동북부의 시리아로 넓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마저 이스라엘 공격에 나서면서 이스라엘이 서쪽 바다(지중해)를 제외한 영토 주변 3면에서 전쟁을 치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 국방부는 19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남쪽) 홍해 북부 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구축함 카니호가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지상 공격 순항 미사일 3기와 무인기(드론)들을 요격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들 미사일과 드론은 홍해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다”며 “이스라엘 내부의 목표물을 향했을 가능성이 있었고, 이를 잠재적 위협으로 판단해 파괴했다”고 했다. 앞서 이란의 적극적 후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 지도자 모하메드 알리 알-람마는 18일 “우리도 이스라엘과 싸울 것”이라며 공격 방침을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미 북부에서 레바논 내 반(反)이스라엘 무장 단체 헤즈볼라와도 간헐적 전투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최근 이스라엘 북부에 쏟아진 미사일·로켓 공격에 대응,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접경 지역 민간인에 대피 명령을 내린 상태다. 이스라엘은 북동부 시리아 접경에서도 박격포로 공격해 온 이슬람 무장 단체와 교전 중이다. 한편 이스라엘 동쪽 팔레스타인 서안지역에서는 친(親)하마스·반이스라엘 시위가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스라엘을 3면에서 협공해 전력을 분산시키는 한편, 아랍 세계 전체로 확전을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며 숙적 이란이 그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은 이에 맞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 지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행 (예정이던) 155㎜ 포탄 중 일부를 이스라엘에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최근 이집트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 통로 개설에 합의한 것과 별개로, 하마스를 겨냥한 가자지구 공습은 계속되고 있다. 가자지구 내무부는 이날 “500명이 대피 생활 중이던 성포르피리우스 교회가 공습을 받아 여러 명이 숨지고, 자발리아 난민촌의 가옥에도 이스라엘의 포탄이 떨어져 최소 18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총 4137명이 숨지고 1만3000명이 다쳤다. 이스라엘 측 사망자 집계가 1400명에 달해 양측 전체 사망자는 5500명을 넘어섰다.
가자지구 내무부는 지난 17일 발생한 알아흘리 병원 폭발 사고의 사망자 수를 기존 500명에서 이날 471명으로 수정했다. 반면 CNN은 “미국 정보기관은 사망자 수를 100~300명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고 이스라엘 매체들에서는 “유럽 정보기관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50명이 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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