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유죄 나면 SM 인수 무효되나
유죄 확정돼도 뒤집긴 어려워”
카카오 경영진이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전 때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속속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향후 수사 결과가 SM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앞서 지난 3월 SM 인수를 놓고 경쟁하던 카카오와 하이브는 ‘카카오의 인수’로 합의를 봤고, 이후 카카오 측이 SM 지분을 약 40% 확보하며 경영권을 가져갔다.
금융 당국과 법조계는 대체로 “주가조작 혐의가 법원에서 유죄로 확정되더라도 카카오의 SM 인수 자체가 뒤집어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주가조작 유무죄는 형사 책임이고, 인수의 유·무효는 민사 문제이기 때문에 ‘유죄가 곧 인수 무효’라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수 무효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승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한다. 한 금융투자 전문 변호사는 “‘카카오의 시세조종’과 ‘SM 인수’ 사이에 있는 수많은 인과관계를 법적으로 엄밀하게 입증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이뤄진 인수를 무효로 하면 다른 선의의 피해자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에 법원으로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당시 카카오 측의 시세조종으로 피해를 본 하이브나 일반 투자자들이 별도의 소송을 통해 일부 손해배상을 받아낼 가능성은 있다.
이 사건의 불똥이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런데 현행법상 은행의 대주주(지분율 10%이상)는 금융 관련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으면 안 된다. 만약 이번에 경영진뿐 아니라 카카오 법인까지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벌금형 등의 처벌을 받게 되면, 10% 초과 부분에 대해 금융 당국이 강제 매각을 명령할 수 있다.
그러나 카카오 법인은 처벌을 받지 않고 카카오의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 24.17%)인 김범수 창업자만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에는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적격성이 문제되지 않는다. 현행법상 은행의 대주주가 법인이라면, 해당 법인까지만 적격성 심사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법제처도 이런 취지의 유권 해석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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