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당신의 그늘을 향해 띄웁니다

최지선 기자 2023. 10. 2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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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의 신작 시집이다.

저자는 여는 말에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아픔을 고백하며 위로받고 싶어해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적도 있었다"고 진솔하게 고백한다.

'위로의 시인'이라 불리는 그이지만 육체의 고통과 늙어감 앞에서 가라앉는 마음을 애써 숨기지 않는다.

저자는 "제 아픔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가 쉽진 않았으나 그런 노력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 때에만 조금 더 좋은 위로자가 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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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햇빛 일기/이해인 지음/264쪽·1만6000원·열림원
“고맙다는 말/축하한다는 말/미안하다는 말을/시처럼 적으면서/살아온 날들/…/나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또 내일도/그냥 그냥 기뻤다고 고백하리라//한 장의 러브레터로 살다 갔다고/누군가 그렇게 기억해주길 바란다고!”(‘꿈 일기-카드를 사며’에서)

이해인 수녀의 신작 시집이다. 저자는 여는 말에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아픔을 고백하며 위로받고 싶어해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적도 있었다”고 진솔하게 고백한다. 2008년 대장암 선고를 받은 저자는 수십 차례 항암치료를 받았고, 류머티즘도 앓고 있다. ‘위로의 시인’이라 불리는 그이지만 육체의 고통과 늙어감 앞에서 가라앉는 마음을 애써 숨기지 않는다. “하늘은 푸른데/나는 아프다//꽃은 피는데/나는 시든다/…/내가 아픈 것을/사람들이/보지 말았으면 좋겠다”(‘통증 단상1’에서)

그러나 일상에서 감사와 행복 찾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는 오늘도/꽃에게 나비에게 나무에게/그리고 함께 사는 이들에게/이름을 불러주며/새삼 행복하다”(‘이름 부르기’ 중) “좀 어떠세요?/내가 다른 이에게/인사할 때는/사랑을 많이 담아/이 말을 건네리라/다짐하고 연습하며/빙그레 웃어보는 오늘”(‘좀 어떠세요?’에서)

저자는 “제 아픔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가 쉽진 않았으나 그런 노력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 때에만 조금 더 좋은 위로자가 될 수 있음을 경험했다”고 했다. 따스한 햇볕 같은 그의 시가 아픈 이들의 그늘진 마음을 덥힐 것 같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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