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논란된 은행권 '중도상환수수료'…수술대 오르나

정소양 2023. 10. 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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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국감서 도마 위 올라…금융위 개선 여부 검토
시중은행 "비용 측면에서 중도상환수수료 부과는 불가피"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더팩트DB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대출 만기 전 일찍 상환할 때 걸림돌이 됐던 '중도상환수수료'가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개선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업권별, 해외 주요국별 중도상환수수료 현황 파악에 착수할 계획이다.

중도상환수수료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금액을 정해진 기한 전에 상환하고자 할 때 일종의 위약금 형태로 내는 벌칙성 수수료다. 통상 대출금의 0.5~2.0% 사이이며, 대출 후 3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사라진다.

그동안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부과 시 금리 변동 차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중도상환의 원인과 상황에 대한 고려가 미흡하다는 점 등 때문이다. 은행의 또 다른 '수수료 장사'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문제가 도마에 오르며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도상환 수수료에 원칙이나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시중은행, 지방은행이 올해 상반기에만 1873억 원의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현행 수수료가 합당한지, 은행이 보는 손해 이상을 소비자에 씌우는 건지 너무 깜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도상환 수수료는 조달금리 변동에 대한 은행의 손실비용에 따르는데, 저금리 때 대출한 걸 고금리 시기에 중도상환하면 손해가 없고 오히려 이익인데도 은행은 이에 대해 일언반구 없다"며 "또 비대면·대면에 따라 발생하는 업무비용 차이도 있는데 시중은행 중에는 하나은행만 차이를 두고 있으며, 인터넷전문은행 중에는 카카오뱅크만 모든 중도상환 수수료가 면제"라고 꼬집었다.

또한 조응천 의원은 "금융당국에서 지적하면 은행들이 면제하거나 감면하기도 하는데 원칙이나 기준이 없다는 걸 반증하는 것 아니냐"며 "소비자 입장에서 금융당국은 왕이고 소비자는 봉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은 비용 등의 측면에서 중도상환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모습. /남용희 기자

여당에서도 중도상환수수료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 부담이 과도하다"며 "고금리 시대에 더 낮은 금리의 대출로 전화하고 싶어도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이 커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대출을 계약된 기간보다 일찍 상환한다는 것을 이유로 수수료를 과도하게 책정해 국민의 부담을 가중하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위는 일단 현황 파악에 착수한 뒤 개선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중도상환수수료 부과는 여러 이유가 있어 필요하지만 (수수료 부과 기준에) 합리성이 있는지 봐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권은 비용 등의 측면에서 중도상환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초반 설정비, 인건비 등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비용적 측면에서 중도상환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며 "은행 입장에서 수지가 맞아야 하는데 만약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앤다면 결국 금리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측면에서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고객에게 설정비를 초반에 부과하게 한다던가, 고객이 빠른 상환을 원할 경우 중도상환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금리에 일부 반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옵션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반 설정비, 법무사 등기 비용, 인건비 등 모두 은행에서 부담하고 있어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인터넷은행들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고, 시중은행에서도 나중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넷은행과 꼭 똑같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중은행들도 나온 지적들에 대해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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