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받고 투병 일기 쓰던 백혈병 소녀...알고보니 '은둔형 외톨이'(궁금한 이야기Y)

김유진 2023. 10. 20.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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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을 받으며 투병 생활을 커뮤니티에 알렸던 제다이가 사실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다이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소통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본 만화를 한국어로 번역해 공유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번역가였다.

지난해 봄 제다이는 커뮤니티를 통해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 퇴원을 반복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커뮤니티 사람들은 제다이를 안쓰럽게 여기며 후원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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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유진 기자] 후원금을 받으며 투병 생활을 커뮤니티에 알렸던 제다이가 사실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방영된 SBS '궁금한 이야기Y' 657회에서는 투병 일기로 유명해진 제다이의 정체가 밝혀졌다.

제다이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소통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본 만화를 한국어로 번역해 공유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번역가였다.

하지만 그녀가 유명해진 계기는 따로 있었다.

지난해 봄 제다이는 커뮤니티를 통해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 퇴원을 반복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이어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걸렸다"며 병원 진단서를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후 제다이는 항암제 부작용으로 살점이 떨어지고 피를 토하고 있다며 관련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같은 신발을 10년 째 신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했다. 사람들은 제다이의 병원비를 걱정하며 같이 가슴 아파했다.

커뮤니티 사람들은 제다이를 안쓰럽게 여기며 후원금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 5월 돌연 제다이의 소식이 끊겼다.

이어 10월 제다이가 다시 돌아왔다. 제다이는 커뮤니티에 그 동안의 안부를 적어서 올렸고 그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제다이는 "엄마가 망치를 꺼내서 휴대전화를 박살내고 부엌 가위로 내 머리를 잘랐다. 옷 창고로 쓰는 방을 '속죄의 방'이라고 엄마가 이름을 붙였는데 집을 나갔다가 잡혀온 날부터 가뎌서 매일 공책으로 성경 필사를 7장씩 해야 문을 열어줬다"라고 썼다.

제다이의 소식을 기다려온 사람들은 제다이의 글을 수상하게 여겼다. 제다이와 함께 번역을 했던 유저는 "읽어보면 앞뒤가 안 맞다. 상식적인 선을 벗어났다"며 제다이를 믿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제다이의 투병 사실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제작진은 전문가를 찾아가 제다이의 증상에 대해 확인했다. 그 결과 제다이가 올린 살점이 뜯긴 사진, 약물 사진 등은 다 거짓인 것으로 밝혀졌다.

김혁 가천대 의과대학 혈액내과 교수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서 빈혈, 코피는 드문 현상이다. 혈소판이 떨어지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출혈이 생기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라고 증언했다. 또 제다이가 올린 약물 사진를 본 약사는 "골수 이상 백혈병과 관련된 약이 없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제다이의 정체를 알기위해 그녀가 살던 아파트를 찾아갔다. 커뮤니티에서 22살이라던 제다이는 실제 29살이었다.

제작진을 만난 제다이의 아버지는 딸의 투병 사실을 부인했다.

이후 장씨의 집 안에서 제다이의 친오빠가 나왔다. 그는 "동생이 고등학교 중퇴 이후로 은둔형 외톨이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유진 기자 eugene0120@naver.com /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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