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숨기고 여행해야 하나…‘전세계 안전주의보’ 내린 미국, 왜
“추방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미·영·프, 레바논 대피 권고
파리 MTV EMA 전격 취소
미국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전 세계 안전주의보’를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세계 곳곳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미국 국민이나 그 이해 관계를 겨냥한 테러 공격과 시위, 폭력적 행동의 가능성이 보인다”면서 “해외 미국 국민에게 더 주의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특히 여행객이 많은 장소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스마트여행등록프로그램(STEP)’에 등록해 해외 위험 요인 관련 정보를 얻고,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재지 파악도 가능하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2주차에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테러가 증가하고 있는 데 따른 선제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유럽에서도 유사한 대응을 위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럽연합(EU)의 관련 대응 회의에서 26개국 회원국의 내무부·법무부 장관들은 각국이 이주민이나 망명 신청자들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야 하며,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더 신속하게 추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극단주의 성향의 일부 무슬림들이 과격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켄 맥컬럼 영국 보안국(M15) 국장은 영국 가디언지에 “우리는 ‘고독한 행위자(개인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을 특히 주의하고 있다”며 “유대계열, 이스라엘 개인 또는 단체는 이슬람 극단주의자, 극우주의자, 반유대주의자, 네오나치주의자들에 의해 공격 당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에서는 9월 30일부터 10월 13일까지 반유대주의 관련 ‘증오범죄’ 사건이 105건이나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슬람 무장단체가 주둔하고 있는 ‘위험 지역’에서 자국민들을 탈출시키는 움직임도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독일은 19일 자국민들에게 레바논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레바논에는 하마스와 연대하고 있는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있다. 최근 이스라엘 북부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 전투가 점점 격화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전면 지상전을 전개하면 헤즈볼라가 전면 참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많다.
테러 위협과 희생자 애도 물결로 전 세계의 축제들도 줄줄이 취소되는 분위기다. 19일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 최대 음악 시상식 ‘2023 MTV 유럽 뮤직 어워즈(MTV EMA)’가 전격 취소됐다. MTV 조직위원회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사건을 보면 지금은 세계적인 축하 행사를 진행할 때가 아니라고 판단된다”며 “지금은 애도의 시간”이라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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