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꿎은 희생’ 태국인 시신 첫 송환…“교전 지역서 노동 강요”
[앵커]
이번 전쟁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태국인들이 많이 숨졌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죠.
이런 애꿎은 희생에도, 일부 노동자들은 이스라엘 위험 지역에 있는 농장에서 계속 일하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방콕에서 정윤섭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하얀 꽃이 올려진 8개의 관들, 이스라엘에 돈 벌러 갔던 태국인 노동자 8명이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왔습니다.
주태국 이스라엘 대사도 예를 표하고, 간소한 의식을 마친 뒤 각자의 고향으로 향합니다.
지금까지 천여 명의 태국인이 이스라엘에서 돌아왔는데, 사망자 시신 송환도 시작된 겁니다.
[파이롯 초티까사티안/태국 노동부 차관 : "집으로 돌아오려는 태국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저희도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올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은 이들의 고통은 여전합니다.
일부 태국인 노동자들은 위험 지역에 있는 농장 등에서 지금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 보내달라는 요구를 고용주가 묵살했기 때문입니다.
[퐁사껀 인타원/이스라엘 내 태국인 노동자 : "고용주가 농장으로 데리고 왔습니다. 이해할 수가 없어요. 우리 숙소를 보여줄게요. 지붕도 없는 컨테이너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폭발 소리가 여전히 크게 들립니다."]
그래도 이어지는 필사의 탈출, 한 여성은 교전 지역까지 차를 몰고 들어가, 자국민 노동자들을 직접 데리고 나왔습니다.
[위파와디 완나차이/이스라엘 내 태국인 구조 : "조심해, 군 탱크를 보는 건 처음이네요. 군 탱크 본 적 있나요?"]
이렇게 탈출에 성공한 태국인 노동자가 90여 명에 달합니다.
[위파와디 완나차이/교전 지역 태국인 구조 : "어서 갑시다. 차에 타세요.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나야 해요. 걱정하지 말고 어서 차에 타세요."]
고국에 있는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채 현지에 남아 노동자들을 구한 이 여성을 태국인들은 영웅, 그리고 천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태국인 사망자는 30명, 납치된 17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방콕에서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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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섭 기자 (bird2777@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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