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한층 다듬어진 폴더블폰 대표주자, 삼성 갤럭시 Z 폴드5
[IT동아 김영우 기자] 2019년에 나온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는 정말로 굉장한 관심을 끌었다. 특히 접을 수 있는 폴더블 화면이 워낙 귀한 물건이라 충분한 생산량을 확보하지 못해 체험용 샘플 제품마저 접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이렇게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전문 브랜드인 ‘갤럭시 Z’를 출범했으며, 다른 형태의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플립’ 시리즈도 출시했다.
이후 폴더블 화면의 생산 공정이 안정화되고, 또 다른 제조사도 폴더블폰을 속속 출시하면서 폴더블폰이 서서히 대중화되는 분위기다. 이젠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얼마나 더 편리한지, 그리고 실용적인 기능을 얼마나 더 제공하는지가 관건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폴더블폰을 출시할 때마다 기존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고, 차별화 기능을 더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갤럭시 Z 폴드5(이하 폴드5)는 이런 흐름을 이어오고 있는 최신 모델이다. 보다 자연스럽게 접히며, 내부 성능도 최상위급으로 높였다. 그리고 배터리 효율 및 카메라 성능, 멀티태스킹 기능도 보완하는 등, 한층 완성도 높은 제품으로 거듭난 것이 눈에 띈다.
전작을 기반으로 여기저기 다듬었다
외형 면에서 폴드5는 전작인 폴드4와 아주 큰 차이가 없다. 폴드4가 폴드3 대비 많은 점이 바뀐 터라, 폴드5는 전작을 다듬어 완성도를 좀더 강화했다. 제품의 크기는 화면을 접은 상태에서 67.1x154.9x13.4mm, 화면을 편 상태에서 129.9x154.9x6.1mm로, 전작과 비교하면 0.1~0.2mm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비슷하다.
제품 무게는 253g으로, 일반 스마트폰보다 확실히 무거운 편이다. 때문에 한 손으로 들고 쓰기에는 다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제품 디자인 특성 상 화면을 펴고 두 손으로 잡고 쓴다면 손의 피로를 덜 수 있을 것이다.
6.2인치(157.3mm)의 ‘커버 디스플레이(외부 전면 화면)’, 7.6인치(192.1mm)의 내부 화면을 갖추고 있는데 이 역시 전작과 완전히 같은 사양이다. 두 화면 모두 컬러 표현능력 및 명암비가 우수한 다이내믹 AMOLED 2X 패널을 적용해 이미지 품질은 좋다. 최대 120Hz의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 수)을 지원해 부드럽게 움직이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초기 폴드 시리즈의 경우, 화면을 접었을 때 양쪽 화면이 닿은 부분에 빈공간이 생기곤 했다. 하지만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이 공간이 점점 줄어들더니 폴드5는 거의 완전히 밀착 수준을 구현했다. 양쪽을 연결하는 힌지 부분의 설계가 확실히 발전했음을 느낄 수 있다.
화면을 완전히 폈을 때 측면을 보면 거의 완전한 수평을 이루는 것도 인상적이다. 화면 중간에 약간 주름이 남아있긴 하지만 예전 모델에 비하면 희미하다. 그리고 사용자 임의로 펴거나 접은 각도를 온전하게 유지한다. 너무 뻑뻑하거나 느슨하면 이용에 불편을 주기 마련인데, 폴드5의 힌지는 두 가지 감각을 절묘하게 조화시켰다. 개발 중 많은 실험을 거쳤음을 알 수 있다.
내부 화면의 우측 상단에는 셀피용 카메라가 달렸다. 하지만 화면 일부에 구멍 뚫듯 카메라를 단 일반적인 셀피 카메라와 달리, 카메라 구멍이 거의 보이지 않는 UDC(under display camera) 기술을 적용했다. 덕분에 화면 전체에 표시되는 콘텐츠를 화면에 띄우더라도 카메라가 거의 의식되지 않는다. 전작에도 UDC가 적용된 바 있지만 그래도 약간의 카메라 구멍이 보였는데, 폴드5는 아주 자세히 봐야 카메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참고로 UDC는 내부 화면에만 적용되었으며 외부의 커버 디스플레이에 달린 셀피 카메라에는 미적용이다.
넓은 폴더블 화면의 매력 극대화
화면을 편 상태에서는 마치 태블릿을 이용하는 감각으로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각종 문서를 읽을 때 한 눈에 들어오는 정보량이 매우 많다. 설정 메뉴에서 글자 크기를 좀 키운다면 일반 스마트폰의 작은 글자를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어르신들도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2가지 이상의 기능을 동시에 하나의 화면에 띄워서 함께 이용하는 멀티태스킹 기능을 지원한다. 갤럭시 시리즈 제품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큰 화면을 갖춘 폴드5에서 특히 활용성이 높다. 이를테면 설정 앱을 이용할 때 왼쪽 화면의 상위 메뉴를 선택하면 오른쪽 화면에 하위메뉴가 표시되는 식이다.
다만 폴드5의 내부 화면은 정사각형에 가까운 6:5의 비율이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콘텐츠 중에는 16:9 비율로 제작된 것이 많기 때문에 폴드5의 내부 화면으로 이런 콘텐츠를 보면 콘텐츠 화면 상하단에 검은 공백(레터박스)이 표시되어 만족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이 때는 폴더블폰 특유의 특화 기능인 ‘플렉스 윈도우’ 기능을 활용해 보완할 수 있다. 화면을 절반 정도만 펼친 상태에서 유튜브나 동영상 플레이어, 카메라 등의 앱을 실행, 상단 화면에는 콘텐츠, 하단 화면에는 제어용 인터페이스가 나뉘어 표시되는 기능이다. 화면의 각도를 자유롭게 유지할 수 있으므로 별도 스탠드 등의 외부 액세서리 없이 편하게 편하게 콘텐츠의 감상 및 조작,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전작 및 형제 제품인 갤럭시 Z 플립 시리즈에서도 호평 받은 기능이며 폴드5에서도 여전히 유용하다.
그리고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애플리케이션 중에도 폴드5의 6:5 화면비를 온전하게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액션RPG 게임인 ‘원신’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날수록 폴드5를 비롯한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의 활용성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최상위급의 내부 스펙, 수준급의 카메라도 인상적
기본적인 사양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에도 최상위급이다. 시스템의 핵심인 AP는 퀄컴 스냅드래곤8 Gen2 for Galaxy를 탑재했는데 이는 갤럭시S23 시리즈에도 탑재되어 높은 성능을 증명한 바 있다. 시스템 메모리(RAM) 역시 12GB로 넉넉한 편이고 저장공간 역시 256GB/512GB 외에 최대 1TB(삼성닷컴 전용 모델)까지 선택할 수 있는 등, 전반적으로 우수한 사양을 갖췄다.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의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을 쾌적하게 구동할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 시스템은 커버 디스플레이에 1000만 화소, 내부 화면에 400만 화소의 셀피 카메라가 달려있으며, 후면 카메라는 5000만 화소 메인 카메라, 1200만화소 광각 카메라, 1000만 화소 망원 카메라로 구성되었다. 특히 후면 카메라의 경우는 기본/망원 카메라가 OIS(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을 지원하며, 3배 광학 줌, 30배 하이브리드(광학+디지털) 줌 기능을 갖췄다.
카메라의 전반적인 스펙은 갤럭시 S23/S23+의 것과 유사하다(단 S23 울트라 모델보다는 약간 낮다). 30배 줌은 화질 저하가 심해서 그다지 유용하지 않지만 3~10배 줌 정도는 충분히 쓸만한 품질을 기대할 수 있으며, 접사 촬영 능력도 수준급이라 다방면에 활용이 가능할 것 같다. 이 정도면 시중에 팔리는 스마트폰 중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배터리 용량은 4400mAh로 전작과 같지만 효율성이 높은 AP를 탑재하고 다양한 최적화를 거쳐 유지 시간이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화면 밝기 50% 수준에서 유튜브 감상 및 인터넷 서핑, 사진 촬영 등의 일상적인 이용을 해보니 13시간 후에도 40%가량의 배터리가 남은 것을 확인했다. 상당수의 폴더블폰 제품군이 짧은 배터리 이용 시간 때문에 비판을 받곤 하는데, 폴드5는 이런 비판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워 보인다.
가장 추천할 만한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5는 이미 수준급이었던 전작 갤럭시 Z 폴드4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는 동시에, 편의성이나 부가기능을 향상시켜 한층 매력적인 제품이라 평가할 만하다.
형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갤럭시 Z 플립5과 비교하면 패셔너블한 느낌이 좀 덜하긴 하지만 스마트폰으로서의 전반적인 구성은 확실히 더 충실하다. 삼성 갤럭시 Z 폴드5의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209만 7700원, 512GB 모델이 221만 8700원이다. 2023년 현 시점에서 폴더블폰에 입문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는 가장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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