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매력적인… '화사한 그녀' 엄정화 [인터뷰]
"첫 도둑 캐릭터, 귀엽고 재밌더라"
"방민아·송새벽… 케미 만족스러워"
"12월 콘서트도… 내년 활동도 기대"
‘믿고 보는 배우’ 엄정화가 돌아왔다. 3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영화 ‘화사한 그녀’(감독 이승준)를 통해서다.
지난 11일 개봉한 ‘화사한 그녀’는 화사한 기술이 주특기인 전문 작전꾼 지혜(엄정화)가 마지막 큰 판을 계획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범죄 오락 영화다. 엄정화와 함께 송새벽, 방민아, 손병호, 박호산, 김재화 등이 출연해 맛깔나는 웃음을 선사한다.
엄정화는 “지금까지 도둑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없었다”며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원래 케이퍼 무비를 좋아했고, 완벽하지 않은 캐릭터여서 재밌고 귀엽겠다는 생각으로 작품 출연을 결정했다”며 “극중 지혜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왔는지 전사 없이 현실만 보여주는데, 그래도 잘만 버무려지면 부담을 내려놓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에 대해 소개했다.
엄정화가 연기한 지혜는 능청스러우면서도 빈틈 많은, 그러면서도 한없이 정이 많은 도둑 캐릭터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일명 사람 냄새 풀풀 나는 K도둑 캐릭터다. 그래서인지 그의 모습이 밉거나 싫지 않다. 오히려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볼매’ 캐릭터다.
엄정화는 “지혜라는 인물은 직업이 ‘꾼’인 만큼 계속해서 모습을 바꿔가면서 관객들에게 매 순간 새로운 느낌과 재미를 선사해야 했다”며 “그 덕에 볼거리가 풍부해진 느낌이다. 더불어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배우들이 제 역할을 해줘 극 전체적으로 재미와 매력이 배가된 느낌”이라고 흡족해했다.
엄정화는 이번 작품을 통해 그룹 걸스데이 출신 방민아와 모녀로 호흡을 맞췄다. 가요계 선후배이자 배우 선후배인 두 사람은 묘하게 닮은 비주얼로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하기에 충분했다.
엄정화는 방민아와 모녀 호흡을 맞춘 소회를 묻는 질문에 “너무 안 닮지 않았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엄정화는 “민아가 굉장히 사교적이더라. ‘이런 딸이 있으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사랑스러웠다”며 “촬영장에서 만날 때면 찰싹 달라붙어서 애교를 부리더라. 정말 편하게 연기했고, 민아 같은 딸이 있으면 너무 귀여울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혼 배우로서 큰 딸을 둔 엄마 역을 소화한 점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그런 부분에선 별로 부담이 없다”고 쿨하게 답했다. 엄정화는 “실제 조카도 27세, 29세”라면서 “극중 지혜는 40대고, 충분히 딸을 가질 수 있는 나이대다. 그래서인지 부담도 안 됐고, 몰입이 잘 됐다”고 말했다.
엄정화는 송새벽에 대해 “‘나의 아저씨’ 때 연기가 너무 좋아서 한 번쯤 함께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돼 호흡을 맞추게 됐다”며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고 엄지를 척 들어 올렸다. “송새벽 아니면 이 캐릭터는 누구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엄정화는 “너무 사랑스러운 배우”라고 송새벽에 대해 무한 신뢰를 표했다.
그러면서 엄정화는 ‘화사한 그녀’를 촬영하면서 신조어도 습득했다고 자랑했다. 그가 새롭게 알게 된 신조어는 바로 ‘킹받네’. 극중 빨간색 가발을 쓰고 ‘킹받네’를 연발하는데, 마치 오랫동안 써온 단어처럼 자연스러웠다.
엄정화는 “스태프들에게 요즘 애들이 쓰는 욕이 뭔지 물어봤는데 ‘킹받네’를 말하더라. 당시 처음 들어본 말이었다”며 “그 말을 듣고 ‘킹 받으면 좋은 거 아니야?’라고 되물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극중 대사로 사용했는데, 사람을 용기나게 하더라”면서 ‘킹받네’를 즉석에서 맛깔나게 내뱉어 눈길을 끌었다.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 이어 영화 ‘화사한 그녀’로 2023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꽉 채운 엄정화. 12월에는 콘서트를 개최해 ‘본업’ 가수로도 활약할 예정이다.
엄정화는 “그동안은 내가 메인이 돼서 끌고 가야 하는 작품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작품의 한 부분이 돼서 연기할 수 있는 작품도 만났으면 한다”며 “나는 언제든 열려있다. 어떤 차기작을 만날지, 어떤 연기로 돌아올지 나조차도 기대된다”고 말해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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