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대신 총 쥐고...6·25 순국 17·19세 학도병, 73년만에 귀향
경북 포항에서 발굴된 6·25 전쟁 학도병으로 참전했다 전사한 17세, 19세 소년 전사자 유해 2점이 73년 만에 가족에게 전달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에 따르면, 국방부는 국군 3사단 소속 고(故) 한철수·최학기 일병의 유해를 전달하는 ‘호국 영웅 귀환 행사’를 각자의 고향인 전북 익산과 경남 김해의 유가족 자택에서 열었다고 밝혔다.
한 일병은 1933년 전북 익산에서 7남 4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나라를 지키겠다”며 학도병으로 자진 입대했다. 입대 직후 포항전투에 참전했다. 그해 8월 24일 숨졌다. 17세 나이였다.
최 일병은 1931년 4월 경남 김해에서 5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결혼을 일찍 했고, 김해공립농업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전쟁이 터지자 고향에 부인을 남겨두고 참전했다. 그 역시 포항전투에 참전했고, 1950년 9월 6일 19세 나이로 숨졌다.
국유단은 “학도병이 생명을 바쳤던 포항전투는 한국군이 동부전선을 뚫고 부산으로 조기 진출하려던 북한군의 계획을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저지해 낸 성과”라며 “한국군은 이 전투로 낙동강 동부지역 작전을 수세에서 공세로 바꾸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확인된 전사자의 신원을 유족에게 알리는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가 지난 19일 전북 익산의 고 한철수 일병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경남 김해에 있는 고 최학기 일병의 유가족 자택에서도 행사가 20일 진행됐다.
한 일병 조카 상덕씨(62)는 “세월이 오래 지나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었는데,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 삼촌 유해를 찾아준 국가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최 일병 동생 삼식씨(83)는 “이번 현충일에도 TV를 보며 유해라도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형님을 찾았다고 하니 마치 살아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며 마음이 찡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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