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마을…주민들이 써내려 간 마을 이야기책
[KBS 광주] [앵커]
전남 지역에는 계속된 인구 감소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작은 마을들이 많은데요.
마을 주민이 직접 마을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 발간돼 작지만 소중한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
하선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600살 넘은 당산나무가 가장 먼저 반기는 곡성의 설옥마을.
인구가 줄어 이젠 20여 가구만이 남아 옹기종기 살고 있습니다.
당산나무 그늘엔 땅따먹기하던 아이들은 사라지고, 어르신들만 남았습니다.
["우리 동네 마을길도 그때와는 달리 많이 넓어졌다. 옛 시절을 떠올릴 때면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그 시절이 좋았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주민들은 가끔 한 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안부를 묻습니다.
김진숙 이장이 쓴 고향마을 이야기엔 마을의 역사와 삶의 애환이 녹아있습니다.
[김진숙/설옥마을 이장 : "소중한 마을을 어떻게 자랑할까 남길까 싶은 것이 그래도 글로 기록해놓은 것이 우리 마을을 남기게 될 것 같아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
보성의 모원마을은 알고 보면, 조선 태종 이방원의 신임을 받은 마천목 장군의 고향입니다.
이젠 생가터 비석과 장군의 이름이 유래한 샘터 만이 그 역사를 알립니다.
10년 전 귀촌한 김주형씨는 잊혀져 가는 역사를 알리기 위해 마을 이야기를 썼습니다.
[김주형/모원마을 활동가 : "너무 세상에 알려져있지 않은 부분이 많이 안타까워서 이거를 조금 알렸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됐습니다)."]
마을의 숨은 이야기를 주민이 직접 기록한 책 '마을을 비추어봄'은 마을공동체만들기 사업으로 올해로 두 번째 발간됐습니다.
[노용숙/전남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장 : "주민들이 내가 살아왔던 과정을 내가 글로 옮긴다는 거 그게 큰 의미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심이 담긴 글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역소멸 속 주민들이 써 내려 간 마을 이야기책이 작지만 소중한 기록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하선아 기자 (s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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