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소 15만마리 죽인 ‘럼피스킨병’ 국내 첫 발생

강우량 기자 2023. 10. 2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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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 농가서 피부병변 발견
모기·주사기로 전파… 폐사율 10%

지난해 인도에서 소 15만 마리를 폐사시킨 ‘럼피스킨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충남 서산시 소재 한우농장의 한우 4마리에서 혹 등 피부병변이 발견돼 정밀 검사를 실시한 결과, 럼피스킨병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럼피스킨병(Lumpy Skin Disease)은 럼피(Lumpy·혹덩어리)와 스킨(Skin·피부)의 합성어로 소와 물소 등에게 걸리는 전염병으로, 모기 같은 흡혈 곤충이나 오염된 주사기 등을 통해 전파된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이 병에 걸린 소는 온 몸에 지름 2~5㎝가량의 단단한 혹이 나고, 41도 이상의 고열과 식욕부진, 침흘림 등 증상을 보인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높지 않지만, 전염성이 높고 유산이나 불임 등 경제적 피해를 유발한다. 젖소가 이 병에 감염되면 우유 생산이 52~83%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병에 대해 특별한 처방약은 없으며, 항생제를 통해 2차 세균 감염을 막는 수준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백신은 이미 개발돼 있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럼피스킨병이 처음 발견된 이후 아프리카의 사하라사막 인근 지역의 풍토병으로 인식됐으나, 지난 1989년 이스라엘에서 최초 발병 사례가 나온 이후 2010년대 들어 중동을 거쳐 동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감염 사례가 이어졌다. 작년에는 인도에서 이 병이 대량 발병해 소 200만 마리가 감염되고, 15만 마리가 폐사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5년부터 이 병을 아프리카돼지열병이나 구제역과 같은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하고, 2019년 관련 바이러스 진단 체계를 구축했다. 지난해에는 백신 54만 마리 분을 수입하기도 했다.

방역 전문가 등에 따르면 이번 발병은 중국 등 해외로부터 흡혈 곤충이 유입되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럼피스킨병 발생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조사반을 파견해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농장에서 키우는 소 40여 마리는 긴급행동지침(SOP) 등에 따라 살처분하기로 했다. 또 이날 오후 2시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소 농장과 도축장 등 축산 관계 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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