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판사 맘대로 용서하나”…법원·검찰은 서로 남탓

[앵커]

오늘(20일) 국정감사장에는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참고인으로 출석했습니다.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는데,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하느냐며 1심 판결을 비판했습니다.

추재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처음 보는 여성을 쫓아가 머리를 발로 차고 무차별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

이 사건의 피해자가 국회를 찾았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 "(법원 직원이) 피해자는 재판 당사자가 아니니 가해자에게 민사소송을 걸어서 문서 송부 촉탁을 하라고…."]

가해자의 반성문을 감형 사유로 꼽은 1심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 "반성, 인정, 가난한 불우 환경이 도대체 이 재판과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겠다는데,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를 하겠다고 하는 겁니까?"]

재판 중 가해자에게 신원이 노출돼 보복의 위협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 "(가해자가) 주소를 달달 외우면서 다음번에는 꼭 죽여버리겠다…."]

피해자의 노력이 없었다면 성범죄 혐의가 추가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에 법원과 검찰은 남 탓하기 바빴습니다.

[김흥준/부산고등법원장 : "화살의 방향은 법원이 아니라 검찰을 향하고 계셔야 됩니다."]

[최경규/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 "자기가 책임질 부분은 자기가 책임지면 되는 것이지, 비겁하게 남 탓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야는 일제히 사법부를 성토했습니다.

[박용진/국회 법사위원/더불어민주당 : "본인이 모은 재판 기록이에요. 모두 1,268장입니다. 엄청 무거워요. 이 재판 기록의 무게가 바로 우리 국민들의 사법 불신의 무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전주혜/국회 법사위원/국민의힘 : "법률상 감경이 돼서 징역 20년이 선고가 됐습니다.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피해자는 국회와 언론 앞에 선 이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 "저는 20년 뒤에 죽을 각오로 열심히 피해자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이렇게 힘없고 그냥 아무 백 없는 이런 국민들을 구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KBS 뉴스 추재훈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 박장빈/영상편집: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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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훈 기자 (mr.chu@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