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고 논쟁하고…이스라엘·하마스 ‘장외전’ 국내도 뜨겁다
양측 지지자들 잇따라 찬반 집회
관련 서적 판매 늘고 온라인 설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을 두고 국내에서도 양측 지지세력을 중심으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오랜 팔레스타인 탄압 역사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다른 한편에선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정당화해선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노동자연대와 아랍권 국가 외국인 등 700명(주최 측 추산)은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2번 출구 인근에서 가자지구 병원 폭발 사건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스라엘 규탄 집회는 지난 15일 이후 두 번째다. 이들은 팔레스타인기를 흔들며 “Free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에 자유를)”이라고 외쳤다.
이들은 “진짜 학살범은 이스라엘”이라고 했다. 집회에서 팔레스타인 유학생 살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현지 주민 라미를 전화로 연결했다. 라미는 “지금 이스라엘은 어린이와 민간인을 대상으로 계속 폭격 중”이라며 “가자지구를 이스라엘이 봉쇄한 탓에 물과 식량이 끊겨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똑똑히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은 “가자지구의 알아흘리 병원 폭격으로 최소 500명이 죽었다. 그러나 지금도 이스라엘은 이슬람 테러단체를 탓하고 있다”며 “이미 의사 동료 여럿을 잃었다”고 했다.
반면 지난 18일에는 재한 이스라엘인과 한국인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하마스의 테러 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는 한국-이스라엘친선협회 회장인 황우여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조이 사쿠라이 주한 미국대사관 공관 차석도 참석했다.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군은 뿌리 깊게 전쟁 규칙을 지키면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왜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포용하지 못할까”라는 글이 게시되자 “팔레스타인 내부의 온건파들을 무력으로 억압하고 강경일변도로 내달리며,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테러를 감행하는 게 하마스”라는 반박 글이 올라왔다.
금속노조 여성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를 둘러싼 폭력의 발단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땅 불법 점령”이라며 “전쟁 속 떨어지는 포탄과 총알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인 여성, 아동, 빈민을 향하게 된다”고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역사를 배우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교보문고 ‘금주의 베스트셀러 동향’ 보고서를 보면, 최근 역사·문화 도서 중 이스라엘과 중동 지역을 다룬 분야 도서의 판매량은 지난 10~18일 직전 기간(1~9일)의 2.3배로 뛰었다. 관련 베스트셀러 1, 2위는 <오늘의 이스라엘> <아! 팔레스타인>이다.
교보문고는 해당 보고서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의 상황이 연일 나빠지고 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 다시 세계가 혼돈에 빠지면서 국제 경제 및 사회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서점가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역사를 알려주는 유튜브 영상도 조회수가 100만~200만회로 인기를 얻고 있다. ‘김지윤의 지식플레이’ 채널의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그들은 왜?’ 편 조회수는 이날 오전 기준 195만여회다. tvN의 <벌거벗은 세계사> 프로그램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역사’ 편 조회수는 105만회를 넘었다.
윤기은·오동욱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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