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홀→체조경기장’ 찰리 푸스, 5년만 감격의 내한공연 “한국 사랑해”[리뷰]

황혜진 2023. 10. 20.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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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찰리 푸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사진=찰리 푸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뉴스엔 황혜진 기자]

미국 싱어송라이터 찰리 푸스(Charlie Puth)가 5년 만에 한국 팬들과 뜨겁게 재회했다.

10월 20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케이스포 돔,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찰리 푸스의 단독 콘서트가 열렸다. 이번 공연은 찰리 푸스의 월드 투어 일환으로 진행된 공연이다.

당초 20일과 21일 두 차례 공연을 펼칠 예정이었던 찰리 푸스는 국내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전석 매진을 달성했다. 이에 찰리 푸스는 22일 공연을 추가, 사흘간 한국 팬들을 만나게 됐다. 회당 1만 5,000명, 총 4만 5,000명의 관객을 동원한다.

내한은 3번째다. 2016년 8월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구 악스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개최한 찰리 푸스는 2018년 11월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두 번째 내한 콘서트를 열었다. 내한할 때마다 한층 확대된 공연장 규모는 한국에서도 찰리 푸스가 계단식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잠실실내체육관 공연 당시에는 회당 8,500명, 이틀간 총 1만 7,000명의 팬들과 호흡했다.

5년 만에 비로소 한국 땅에서 다시 펼쳐진 찰리 푸스의 공연은 5년에 기다림에 부응하기에는 턱없이 짧았으나 한편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굵었다. 비로소 한국 관객들과 마주한 찰리 푸스는 'Charlie Be Quiet!'(찰리 비 콰이어트!)를 필두로 총 17곡을 선사하며 약 90분 동안 관객들과 뜨겁게 호흡했다. K팝 가수들이나 여타 내한 아티스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시간 내 공연을 마무리했지만 전율을 불러일으키는 라이브 역량과 생생한 악기 연주, 달달한 팬서비스의 여운만큼은 어김없이 팬들의 가슴속에 길이 남을 만큼 감동적이었다.

관중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공연의 마법사' 면모도 여전했다. 찰리 푸스는 오프닝 무대에서부터 객석을 향해 키스를 날리며 단숨에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지난 내한 공연과 마찬가지로 “South Korea"(사우스 코리아)라고 외치며 곳곳의 팬들과 눈을 맞췄고, 자신처럼 노래에 맞춰 손가락을 튕기거나 박수를 쳐 달라며 적극적인 호응을 이끄는 등 지루하지 않게 공연을 채워 나갔다.

찰리 푸스는 "여러분을 5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됐다. 제가 먼저 시작하겠다"며 관객들의 '떼창'도 유도했다. 이어 한껏 격앙된 목소리로 "지금 기분 괜찮나. 여러분을 만나 정말 행복하다.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한국에 다시 오게 돼 정말 기쁘다. 오늘 밤 여러분의 에너지를 보여 달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무대는 'No More Drama'(노 모어 드라마), 'Attention'(어텐션), 'STAY'(스테이), 'Left and Right'(레프트 앤 라이트), 'BOY'(보이), 'Light Switch'(라이트 스위치), 'Dangerously'(데인저러스리), 'We Don't Talk Anymore'(위 돈트 토크 애니모어), 'I Don't Think That I Like Her'(아이 돈트 띵크 댓 아이 라이크 허), 'Cheating on You'(치팅 온 유), 'That's Hilarious'(댓츠 힐러리어스), 'Loser'(루저), 'Done for Me'(돈 포 미), 'How Long'(하우 롱), 'One Call Away'(원 콜 어웨이)였다.

지난해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이 피처링 보컬로 참여한 'Left and Right' 무대를 소개한 순간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제 머리에서 이 멜로디가 계속 맴돌았다. 여러분이 이 곡을 원했다는 걸 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노래 제목에 걸맞게 왼쪽 구역과 오른쪽 구역 관객들에게 차례로 떼창을 요청하는 등 찰리 푸스 특유의 재치 있는 진행도 백미였다.

이날 공연 내내 찰리 푸스는 가창뿐 아니라 작사, 작곡, 편곡에도 유능한 프로듀서답게 즉석에서 건반을 연주하고 보컬 애드리브를 추가하며 원곡과 다른 버전의 멜로디들을 창조했다. 이 같은 한정판 무대들은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음원 감상만으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사랑한다는 한 남성 팬의 고백에도 망설임 없이 "저도 사랑한다. 와 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첫 내한의 추억도 되새겼다. 'Dangerously' 무대를 앞두고 찰리 푸스는 "첫 (내한) 콘서트에서 이 곡을 불렀던 것을 기억한다. 아마 6~7년 전일 것"이라며 "오 마이 갓. 저 나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한 남성 팬은 찰리 푸스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찰리 푸스는 "저도 사랑한다. 와 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공연 말미에는 자신을 음악적으로 성장하게 해 주고, 3회 공연 전석 매진을 달성하게 해 준 한국 팬들에게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모든 관객들이 'We Don't Talk Anymore' 무대 중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아름다운 물결을 만들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이다. 정말 행복하다"며 함박미소를 지었다. 이어 "한국 정말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대미를 장식한 앙코르 곡은 이변 없이 'See You Again'(씨 유 어게인)이었다. 찰리 푸스가 2015년 위즈 칼리파(Wiz Khalifa)와 함께 선보인 이 곡은 무려 12주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수성한 글로벌 히트곡이다.

버클리 음대 장학생 출신 찰리 푸스는 2015년 싱글 'Marvin Gaye'(마빈 게이)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8년간 '빌보드 뮤직 어워드' 통산 3차례 수상, '그래미 어워드' 4회 노미네이트,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2주간 1위, 다이아몬드 인증, 20차례 플래티넘 기록, '골든 글로브' 노미네이트 등 쾌거를 이룬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다.

30대에도 부단히 다채로운 장르의 신곡을 발매하며 전 세계 음악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찰리 푸스는 지난해 6월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과 함께 협업 싱글 'Left and Right'(레프트 앤 라이트)를 발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22위에 올랐다. 이 곡은 15주 연속 '핫 100'에 차트인하며 글로벌 히트곡으로 기록됐다.

지난해 10월에는 3번째 정규 앨범 'CHARLIE'(찰리)를 발표했다. 프로듀서로 나선 찰리 푸스는 데뷔 후 갖가지 규범을 깨부수고 자신의 약점과 자신감, 유머 감각을 음악으로 표현함으로써 세계적 뮤지션 반열에 오른 자신의 성장사를 담았다.

(사진=찰리 푸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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