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병 9단 대역전극…한국에 값진 첫 승

윤은용 기자 2023. 10. 2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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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농심백산수배 시니어최강전
일 히코사카에 24년 만에 재대결 승
한국, 1차전 전패 위기서 기사회생
최규병 9단이 20일 중국 베이징 주중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본선 제4국에서 일본의 히코사카 나오토 9단과 대국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1차전 전패의 위기에 빠졌던 한국 바둑이 기사회생했다.

최규병 9단이 불리한 바둑을 뒤집고 짜릿한 대역전승을 만들어내며 한국에 값진 첫 승을 안겼다.

최규병은 20일 중국 베이징의 주중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본선 제4국에서 일본의 히코사카 나오토 9단을 상대로 274수 만에 흑 12집 반 승을 챙겼다.

1999년 LG배 본선 1회전에서 히코사카를 처음 만나 흑을 쥐고 2집 반 패를 당했던 최규병은 24년 만에 성사된 재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상대전적을 1승1패로 맞췄다. 또 최규병이 승리하면서 이번 대회는 흑이 전승을 이어갔다.

한국은 지난 18일 첫 주자로 나선 서봉수 9단이 패했고, 같은 일정으로 진행된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도 두 명의 기사가 모두 패했다. 이날 최규병마저 패했으면 한국은 1차전에서 전패의 수모를 겪을 수 있었는데, 최규병이 이를 막아냈다.

농심백산수배 2차전은 내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된다. 최규병의 다음 상대는 중국의 차오다위안 9단이다.

이날 바둑은 초반 하변에서 실수를 범한 최규병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최규병이 우상귀의 백 대마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분위기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백이 패를 걸어 대마를 살려내긴 했지만, 최규병이 중앙으로 축을 옮겨 백을 몰아가기 시작했고 끝내 중앙에 있던 또 하나의 백 대마를 잡아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제 최규병은 내년 2월 열리는 2차전 본선 5국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 최규병은 “항상 첫 판은 어렵다. 이제 다음 대국까지 한 3~4개월 시간이 남았으니 준비를 잘해서 연승을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은 1969년 이전 출생한 한·중·일 각 4명이 팀을 구성해 연승전으로 패권을 다툰다.

한국에서는 조훈현·서봉수·최규병·유창혁 9단이 출전했다.

베이징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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