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풍제지 주가조작' 명동 큰손 연관성 추적…일당이 손대면 '하한가'

박준우 기자 2023. 10. 2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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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풍제지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일당 4명이 방금 전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명동 사채시장에서 이른바 '큰 손'으로 통하는 업자들의 돈도 흘러 들어간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준우 기자]

영장실질심사에 나온 일당 4명 모두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주가조작 혐의 인정하십니까?} … {함께 주가조작 가담한 사람은 몇 명입니까?} …]

검찰은 이들과 함께 사채업자 이모 씨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양금속이 영풍제지를 인수할 때 이씨는 명동 사채시장의 큰 손 최모 씨 등을 끌어들인 인물입니다.

[업계 관계자 : {이OO이랑 최OO 회장 관계는 어때요?} 2004~2005년도인가 크게 한 번 사건이 났었어요, 명동에서. 그때 이후로 둘이 같은 사무실 쓴 걸로 알고 있고. 최OO 회장이야 명동 사채 '쩐주'니까.]

취재진은 최씨와 직접 접촉했습니다.

최씨는 이씨 등 주가조작 세력으로 지목된 인물들을 잘 알고 있다며 "이씨가 인수 자금 100억원이 부족하다고 해 투자자를 연결해줬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검찰은 이씨 등이 주가 부양을 조건으로 착수금을 먼저 주면, 사채업자들이 착수금의 몇 배에 달하는 주식을 직접 산 정황도 잡았습니다.

실제로 인수가 끝난 뒤에는 또 다른 큰 손 김모 씨는 이런 식으로 영풍제지 주식을 사들여 거래정지 직전 기준으로 400억원 어치를 갖고 있었습니다.

[앵커]

JTBC가 추적해보니 이들 일당과 관련된 주식은 영풍제지만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이들이 관여한 또 다른 주식들도 돌연 하한가를 보이거나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 폐지까지 되기도 했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개미 투자자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이어서 박지영 기자입니다.

[박지영 기자]

오늘(20일) 영장실질 심사를 받은 4명 중 한 명인 김모 씨입니다.

김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알루미늄 회사의 주식 차트를 확인해봤습니다.

김씨가 체포된 지난 17일 주가가 갑자기 빠집니다.

사흘 연속 하한가를 쳤습니다.

2200원대이던 주가가 900원대가 됐습니다.

영풍제지를 인수한 대양금속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A씨가 과거에 몸담았던 회사도 찾아봤습니다.

A씨와 A씨의 친누나가 임원으로 있던 회사는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 3년 전 상장폐지가 결정된 바 있습니다.

당시 대표가 마음대로 돈을 빼 쓰고 돈을 빌리면서 제대로 공시를 안 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영풍제지를 인수할 때 대양금속에 50억원을 빌려준 밸브 제조업체도 지난 4월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지난해 6월 1400원 수준이던 주가가 한 달 만에 5300원으로 3배 넘게 올랐는데 1년도 안 돼 거래가 정지된 겁니다.

이 업체 대표 김모 씨는 주가조작과 횡령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영풍제지와 대양금속 외에도 주가조작으로 인한 하한가와 거래정지 심지어 상장폐지에 물린 개미들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영상디자인 김대호 곽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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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148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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