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즐기는 MZ세대 불청객 ‘손목 통증’
테니스·요가·필라테스·골프 등
손목 관절 반복 사용으로 과부하
외상 없는 통증 환자 50%가 해당
초기엔 약물·주사로 치료 가능
오래 방치하면 수술해야 할 수도
직장인 김모씨(32)는 퇴근 후 테니스와 필라테스를 날마다 번갈아 열심히 해왔다.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운동을 마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인증사진을 올리면 성취감에 가슴이 뿌듯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손목에 나타난 통증이 갈수록 더욱 심해지자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김씨는 손목 연골이 닳아서 생긴 ‘척골충돌증후군’이라는 생소한 질환을 진단받았다.
‘MZ세대’라 불리는 청년층에서 테니스, 요가, 필라테스, 골프 같은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해당 연령대에서 손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손목을 쓰는 동작을 반복해 생기는 척골충돌증후군의 진단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재성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을 자주 비트는 운동인 테니스, 요가, 필라테스, 골프, 탁구 등의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20~30대 환자들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병원에 오는 환자 중 특별한 외상 없이 만성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50% 이상이 척골충돌증후군으로 진단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 관절에 지속해서 반복되는 과부하 때문에 연골이 닳아서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새끼손가락 쪽의 손목에 튀어나온 뼈인 척골과, 손바닥·손목뼈로 구성된 수근골 사이에는 인대와 연골 조직의 복합체가 완충 작용을 하고 있다. 그런데 손목을 비트는 동작이 빈번하면 이곳의 삼각섬유연골 복합체의 연골이 마모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이 질환이 생기면 문고리를 돌리거나 걸레를 짜고 타자를 하는 등의 일상적인 동작을 할 때도 통증을 느낀다. 손목을 주로 활용하는 스포츠 외에 망치질을 할 때도 해당 부위에 충격을 주기 쉽다. 망치를 쥐어서 척골과 손목뼈 사이의 간격이 좁아진 상태에서 망치질을 하면 손목이 척골 쪽으로 꺾이면서 물체에 부딪칠 때 강한 충격력이 관절에 전해지기 때문이다. 또 척골충돌증후군은 대개 팔뚝을 구성하는 두 뼈인 척골과 요골 중 척골이 상대적으로 긴 경우 더 잘 발생한다.
손목에서도 척골 쪽에는 많은 구조물이 세밀하게 기능을 하고 있어서 척골충돌증후군 진단을 위해선 다른 구조물의 이상과 감별해야 한다. 손목을 새끼손가락 방향 척골 쪽으로 꺾은 상태에서 통증이 생기거나, 새끼손가락 쪽 손목뼈 사이 오목한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을 느낀다면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병원에서는 촉진 등 이학적 검사 및 영상촬영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척골충돌증후군은 비교적 초기에 진단되면 약물·주사 치료와 재활 치료를 통해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손목의 척골 쪽으로 가해지는 부하를 줄이려는 노력이다. 특히 손목이 바깥쪽으로 꺾인 상태에서 회전운동을 해서 관절을 비트는 동작을 피해야 한다. 팔꿈치와 손목 사이의 부분인 전완부의 근력을 키우는 운동도 꾸준히 해야 한다.
척골충돌증후군을 방치하면 손목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수술을 피할 수 없다. 관절 상태가 비교적 양호하다면 척골의 길이를 줄이는 척골단축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는데 오래 방치하면 연골이 완전히 망가져 관절 자체를 고정하는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면 수술을 받아도 손목을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이재성 교수는 “손목을 쓰는 운동을 하면서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병이 악화하여 병원을 뒤늦게 찾는 경우를 빈번하게 본다”며 “특별히 다치지 않았더라도 손목 회전 시 혹은 팔굽혀펴기 동작을 할 때 척골 쪽 손목이 지속적으로 아프면 빨리 병원을 찾아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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