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16차례 담벼락에 내리쳐 죽인 20대, 항소심도 집행유예
[앵커]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고양이를 담벼락에 내리치는 등 잔혹하게 죽인 20대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습니다.
고양이 보호자와 동물단체는 재판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했습니다.
고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밤 시간 한 식당가 골목.
남성이 고양이를 들어 올리더니 담벼락에 여러 차례 내리치기 시작합니다.
수십여초 동안 반복된 행동에 고양이는 움직임이 멎었고, 남성은 담벼락 너머로 고양이를 던져버립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본 목격자가 눈앞에 있었지만, 남성은 무시하고 유유히 사라집니다.
피의자는 주변에 사는 20대 남성 A씨로, 고양이 울음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무려 16차례에 걸쳐 일명 '두부'라고 불리는 고양이를 내리쳐 죽게 했습니다.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 재판부도 같은 형량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우발적 범행이라고 볼 수 없다"며 "사안이 엄중하고 그에 따른 처벌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만 반성하고 있고 초범이라 이 같은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양이 '두부'의 보호자와 동물권행동 단체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설유정 / 고양이 보호자> "피의자의 인권은 보호하면서 왜 피해자의 심정은 고려하지 않으셨는지 그것이 가장 의문이고…"
<최민경 / 동물권 행동 카라 정책변화 팀장> "이러한 사건조차 실형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 사회의 약자들 특히 말 못하는 동물들은 어떻게 법을 믿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습니까"
고양이 보호자는 피의자가 여전히 집 근처에 살고 있다며, 피해 가족이 보호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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